•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 ‘칸의 여왕’ 전도연이 꿈꾸는 연기·아카데미

[인터뷰] ‘칸의 여왕’ 전도연이 꿈꾸는 연기·아카데미

기사승인 2020. 02. 28. 00: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지푸라기라도' 전도연
제공/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칸의 여왕’ 이후 이미지가 고착된 것 같아 다시 흥행 여왕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영화 ‘접속’을 시작으로 ‘내 마음의 풍금’ ‘하녀’ ‘너는 내운명’,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굿 와이프’ 등 매 작품에서 섬세한 연기로 호평을 받은 전도연은 최근 몇 년간 신선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생일’ ‘카운트다운’ 등을 통해 신인감독과 작업을 했고, 영화 ‘백두산’에 특별출연을 하면서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하고 있다.

이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역시 신인인 김용훈 감독과 함께 연을 맺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작품의 완성도도 높았고,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키우고 싶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인감독님들과 일을 많이 해왔고, 지금도 계속 하고 있지만 의도적이진 않아요. 그들의 이야기가 동의가 됐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어요. 그런 이야기들이 대중적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작품적으로 그 이야기에 도움이 됐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백두산’은 눈만 뜨면 100만이더라고요. 그런 영화를 찍은 경험이 없어 너무 놀라 웠고, 저도 그런 영화를 선택하고 싶어요. 그런데 작은 이야기라도 동의가 된다면 저는 할 것이고 누군가가 그것을 보고 싶어 한다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벼랑 끝에 몰린 인물들이 돈가방을 놓고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의 범죄 스릴러극이다. 전도연은 극 중에서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역을 맡아 선과 악을 오가며 팜므파탈의 연기를 보여준다. 그동안 전도연이 보여준 캐릭터들 중 가장 센 캐릭터이기도 하다.

“제가 맡았던 캐릭터 중에 가장 센 캐릭터지만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힘을 빼고 연기했고, 오랜만에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연기해서 좋았죠. 이미 시나리오만으로 완벽한 캐릭터였고, 연희는 배우로서 내가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됐어요. 이미 대본에 완벽하게 만들어져 있어 뭔가 더 고민해서 연기하려고 하는것보다 오히려 비우고 편하게 하자고 생각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제공/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전도연은 영화가 시작되고 1시간쯤 흐른 뒤 등장한다. 크레디트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는 배우이기에 이러한 등장은 관객들에게 신선함과 동시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늦은 등장임에도 전도연은 첫 장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극의 마지막까지 주도한다.

“제가 그동안 부담스러운 영화들을 많이 해 색다른 경험이었죠. 이번 영화는 이야기도 재밌는데 전도연이 처음부터 나오지 않는다는 게 특히 재미있었어요. 이 작품을 선택하고 스스로 뿌듯했어요. (무거운 소재의 이야기)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었고, 제가 그런 걸 잘한다고 다들 생각하나 봐요. 그런걸 보면 제가 연기를 진짜 잘하긴 하는 것 아닌가요.”

모두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았음에도 전도연은 스스로를 ‘장르에 국한된 배우’라 말한다. 주제가 무거운 작품들을 통해 대중이 다가가기 어려운 배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대중들이 전도연을 향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깨기 위해 변화에 대한 갈증은 항상 있었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관객들은 작품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아요. 앞으로 제가 어떤 작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그런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백두산’은 도전이라 생각해요. 전도연이 출연한 작품에는 무게감이 있지 않나, 좋은 작품이긴 한데 다가가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도 내려놓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요. 제 필모그래피를 사랑하기 때문이죠. 이는 저를 만든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전도연은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배우 전도연으로 사는 건 쉽지 않았다. 그녀가 선택한 작품들의 ‘예술성’을 높게 생각했기 때문에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상이 주는 무게를 견뎌야만 했다.

“앞으로 대중적인 작품에 많이 출연하면서 ‘제가 출연한 작품 중에 예술성이 높지 않은 작품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재난 극 ‘비상선언’에 참여하는 것도 그런 결심이에요. 재난영화인데 그런 장르에서 저를 찾는다는 게 새롭고, 한편으로는 그동안 너무 대중적이지 못했나 하는 반성도 했어요. 저도 알고 보면 유쾌한 사람이에요. 장점을 살려 코미디 연기도 해보고 싶고, 그동안 작품적으로 스스로 많이 가둔 것 같아 틀을 깨부수고 내려올 수 있도록 노력할 거에요.”

인터뷰가 진행된 날에는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며 4관왕을 차지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소식을 접한 전도연 역시 너무 놀라 다른 나라 이야기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축하 문자도 못할 정도로 정말 놀라웠죠.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았는데 현실이 되니 충격이었고, 이게 ‘축하 한다’는 말로 될 일인가 싶더라고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하고 가능성이 생긴 것 같아요. 뭔가 문이 하나 열린 기분이에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와 감독들이 기대와 꿈, 희 망같은 것들이 생겼죠.”

전도연은 이러한 꿈을 영화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과 함께 이루고 싶다고 말한다.

“저는 늘 윤여정 선생님이 궁금하고 계속 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만나도 너무 즐거운 사람이고, 늘 놀랍죠. 그 연세에도 허물없이 작품을 선택하시잖아요. 팬으로서 응원해요. 그렇게 저 자신을 스스로 국한 짓지 않고 수용하는 자세로 살고 싶어요.”

1990년 화장품 브랜드 광고 모델로 데뷔해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은 전도연은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스스로를 “기특하고 대견하다”며 앞으로의 ‘꿈’을 털어놨다.

“제가 살아온 시간이긴 하지만 뭔가 계획대로 된 건 아니었죠. 그 순간순간 지치지 않고 열심히 산 것에 스스로에 대한 고마움이 있어요. 제가 천생 배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런데 지금은 배우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더 절실하고 간절해져요.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간절하거나 절대적이지 않았는데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죠. 제가 이야기 할 수 있는 방식은 작품뿐이고, 작품을 하지 않거나 쉴 때는 평번하게 살아요. 회사에서 ‘올해 이루고 싶을 것 세 가지를 이야기하라’고 했을 때, ‘일일일’이라고 말했어요. 드라마도 하고 영화도 하고 싶어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력해보자는 마음이에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제공/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