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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1주기… ‘리더’ 부재 항공업계, 정부 지원 절실

조양호 회장 1주기… ‘리더’ 부재 항공업계, 정부 지원 절실

기사승인 2020. 04.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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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업계 ‘선구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폐 질환으로 갑작스럽게 별세한 지 1년이 됐다. 이후 경영권 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한진그룹과 항공업계가 위기에 빠진 현재, 조양호 회장의 글로벌 정세를 읽는 시야와 비즈니스 감각이 재조명 받고 있다.

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조양호 회장 1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가족을 비롯해 약 90명의 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행사를 갖고 고인의 삶과 철학을 되새겼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참석했지만 최근 조 회장과 경영권 갈등을 보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불참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활동에 부응하기 위해 회사 차원의 추모행사는 별도로 열지 않았다.

1949년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조양호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몸 담은 이래로 반세기 가까이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항공사로 이끄는 데 모든 것을 바쳤다.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오른 그는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며 선친에 이어 그룹 경영을 주도했다. 특히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으며, 국제 항공업계에서 명망을 높이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제고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전 세계 무대에서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 Team) 창설을 주도했으며 ‘항공업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한국 항공업계의 입장을 대변했다.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한탁구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등 스포츠 지원도 적극 나섰으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켰다.

국내 항공산업에 한 획을 그은 조 회장이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국내 1위 선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거쳐 2017년 파산하는 아픔을 겪었으며, 총수 일가 ‘갑질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끝내 조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에도 장남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한 데 대해 조현아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 조원태 연합’을 구축하는 등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지만, 3자 연합이 한진칼 지분을 계속 사들이고 있어 이들 갈등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했다. 업계 1위 대한항공마저 국제선 운항 횟수가 90%가량 급감하고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 대가 운항되지 못하면서 경영 악화에 직면,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전 직원 휴업과 일부 임직원 급여 반납까지 들어갔다.

전례 없는 매출 급감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은 현재 영업비용(유무형 감가상각비 제외)과 이자 비용 등으로 월평균 8800억원을 지출하고 있다. 특히 4월 만기 회사채 2400억원을 포함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가 5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맏형’까지 휘청이면서 항공업계 전반에 위기의식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항공산업 등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기간산업에 대해 기존의 100조원 긴급자금 투입 방안과는 별도의 트랙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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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열린 고(故) 조양호 회장 1주기 추모행사에 한진그룹 임원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향을 피우고 있다./제공=한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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