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1대 주주→5대 주주로
내달 추가 유증 마무리되면
K뱅크 지분율 또 하락할 듯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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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내달 진행되는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약 1574억원 규모의 전환주식 3147만340주를 신규로 발행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4월 결의했던 5949억원 규모 유상증자는 7월 중으로 BC카드·우리은행·NH투자증권 등 3대 주주에 2392억원을 배정하고 나머지는 미발행 예정이다. 전환 신주와 합산하면 케이뱅크는 약 4000억원가량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설립 이래로 사상 최대 규모다.
당초 한화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보험 판매) 등 판매채널 다각화’ 목적으로 케이뱅크에 10% 지분율로 합류했다. 출범 당시만 해도 우리은행·GS리테일 등과 함께 사이좋게 10%씩 지분을 나눠가진 형태로 공동 1대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려왔다. 이후 거듭된 증자에 한화생명이 참여하지 않기 시작하면서 현재 케이뱅크에 대한 한화생명의 지분율은 7.32%까지 줄었다. 한화생명은 케이뱅크 지분구조가 바뀐 현재 BC카드(62.58%, KT로부터 넘겨받는 주식 포함)·우리은행(16.8%)·NH투자증권(11.02%)·케이로스 유한회사(9.60%)에 이어 5대 주주로 내려온 상태다. 이번에도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지분율은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한화생명이 케이뱅크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까닭은 저금리·저성장·고령화 등으로 보험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까지 터지면서 마냥 투자를 확대하기는 어려워진 탓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의 별도 기준 재무제표를 보면 올 1분기 478억원의 순익을 거뒀는데, 전년동기대비 1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 마저도 보유하던 금융자산을 일부 처분하면서 낸 이익이다. 올 초 100%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에는 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투입해 증자에 나선 것과는 판이한 행보를 보이는 배경이다. 보험사들은 고객들로부터 보험료를 거둬 나중에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자산운용을 한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의 자산을 대신 운용해주기 위해 물량을 일부 넘겨받아 운용하는 방식으로 일부 수익을 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과거에도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케이뱅크 지분율을 줄여왔다”며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이번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