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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강경 드라이브 역풍불까’ 숨고르기…목적 달성 관측

북한 ‘강경 드라이브 역풍불까’ 숨고르기…목적 달성 관측

기사승인 2020. 06. 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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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규제 등 정부 반응 이끌어내
김정은 존재감 과시, 김여정과 역할 분담
의도적 보류 분석, 남북관계 호전 쉽지 않아
사흘만에 철거된 북한 개풍군 대남 확성기
24일 오전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한 야산 중턱에 전날까지 설치돼 있었던 대남 확성기가 철거됐다. / 연합뉴스
대북전단을 문제 삼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까지 파괴하며 대남 압박의 수위를 높이던 북한이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등장과 함께 군사행동을 보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전날까지 당장이라도 대남 삐라(전단) 1200만장을 뿌릴 것처럼 위협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결정의 배경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강경 일변도로 나갈 경우 한·미의 대응에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진단했다. 또 지난 4일 ‘김여정 담화’부터 시작해 약 3주간 이어진 대남압박으로 한국정부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이 주도하던 대남압박에서 ‘중요할 때’ 등장해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과 김 부부장이 각각 ‘해결사’와 ‘악역’ 역할을 계획적으로 분담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반도로 집중시키는 데 일정 목표를 달성했다”며 “강경 드라이브를 지속하면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잠시 내려와 각국의 대응을 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은 자신의 결단으로 한반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효과도 있다”며 “한·미·중 3국에 공을 넘기고 대응을 보면서 보류 결정을 유지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센터장은 “북한이 초강경 드라이브로 대북 전단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고 한국정부도 대북전단을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나오면서 북한은 일정한 실익을 거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더 멀리 가면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이날 회의를 예비회의 형식의 화상회의로 연 것과 관련해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상당히 의도적”이라며 “본회의가 열리면 안건은 언제든지 다시 마련해서 올릴 수 있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행보”라고 분석했다. 회의가 화상회의로 열린 데 대해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 주재로 화상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악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급격한 기류 변화에 남북간 물밑접촉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김 부부장이 지난 15일 있었던 정부의 대북특사 파견 요청을 거절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점을 고려하면 며칠만에 재차 협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군사행동 보류에도 남북관계가 크게 호전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성장 센터장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한국과 국제사회에 준 충격이 쉽게 가라 않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모든 통신선을 차단하고 특사 파견까지 거부한 상황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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