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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낮보다 화려한 밤...야간 여행지

[여행] 낮보다 화려한 밤...야간 여행지

기사승인 2020. 06. 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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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송도해상케이블카
송도해상케이블카. 화려한 도시의 야경이 로맨틱한 추억을 선사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해가 저물고 난 후에 더 아름다워지는 풍경이 있다. 뙤약볕이 부담되면 이런 곳을 찾아 즐긴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밤의 정서도 좋다. 한국관광공사가 ‘야간 여행지’ 몇 곳을 추천했다.
 

여행/ 송도구름산책로
송도구름산책로/ 한국관광공사 제공



◇ 부산 송도구름산책로·초량이바구길

부산 송도해변은 우리나라 1호 공설 해수욕장이 들어선 곳이다. 1960∼80년대 인기가 절정에 달했다. 이후 해운대, 광안리에 밀렸다가 송도구름산책로와 송도케이블카 같은 시설이 들어선 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송도구름산책로는 해상 보도교다. 거북섬을 중심으로 해서 다리 한쪽이 바다로 향했다. 중간에 바닥이 강화유리와 격자무늬 철제로 마감됐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다. 다리에서는 뭍과 영도를 잇는 남항대교가 잘 보인다. 야경도 멋지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변 송림공원에서 암남공원까지 1.62km 거리를 운행한다. 불과 10여 분의 여정이지만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야경이 주는 감동은 크다.

‘초량이바구길’은 부산의 대표 도보 여행 코스다. 이바구는 이야기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약 2km에 달하는 골목을 따라 부산의 근·현대사가 펼쳐진다. 168계단이 백미다. 질곡의 역사를 버틴 사람들의 애환이 좁고 가파른 계단에 켜켜이 쌓였다. 주민을 위한 모노레일은 관광객이 이용해도 된다. 계단 끝에서 만나는 전망데크에서 근사한 도시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여행/ 궁남지와 포룡정
부여 궁남지. 밤이 되면 고요한 호수와 포룡정의 단아한 자태가 운치를 더한다./ 한국관광공사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한국관광공사 제공


◇ 충남 부여 궁남지·정림사지

충남 부여는 애틋한 땅이다. 신라에 패망한 고대국가 백제가 한때 이곳을 수도로 삼았다. 궁남지는 궁(宮)의 남쪽에 있는 연못이라는 의미다. 백제 별궁에 딸린 것으로 무왕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인공 연못 중 가장 오래됐다. 무왕은 나라 잃은 비운의 군주 의자왕의 아버지다. 궁남지는 연꽃이 활짝피는 여름에 화려하다. 녹음을 품고 치렁치렁 늘어진 버드나무의 운치도 즐길만하다. 연못 안에는 ‘포룡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조명이 비추는 밤풍경이 참 예쁘다.

정림사는 궁남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성왕이 웅진(지금의 공주)에서 사비(지금의 부여)로 수도를 옮길 때 지은 사찰로 전한다. 건물은 사라지고 터만 남은 자리에 오층석탑(국보 제9호)이 덩그렇다. 단아하면서도 당당한 자태가 인상적이다. 밤이 되면 정림사지 일대에 조명이 켜진다. 적막하고 고요한 가운데 우뚝 솟은 석탑은 우주와 소통하는 듯 신비롭다.
 

여행/ 안동 월영교
안동 월영교.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리는 ‘원이 엄마’ 이야기가 서려 잇어 풍경이 더욱 애틋하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낙동강 음악분수
낙동강음악분수/ 한국관광공사 제공


◇ 경북 안동 월영교·낙동강음악분수

경북 안동은 ‘선비의 고장’이다. 그렇지만 밤은 화려하다. 월영교는 꼭 구경한다. 안동댐이 들어서며 생긴 안동호를 가로지르는 길이 387m의 목책 인도교다. 미투리를 본뜬 다리 모양이 특별하고 다리 가운데 자리 잡은 ‘월영정’도 운치가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야간 관광 100선’에 월영교를 포함시켰다.

왜 미투리 모양일까. 월영교는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리는 ‘원이 엄마’의 애틋한 이야기를 품었다. 원이 엄마는 젊은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썼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엮어 미투리도 만들었다. 이 편지와 미투리가 1998년 정상동 택지개발 공사 당시 어느 묘지에서 발굴됐다. 부부의 절절한 사랑은 이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월영교의 모티프가 미투리가 된 이유다. 다리에서 분수도 뿜어져 나온다. 월영교 근처에는 ‘원이엄마테마길’도 조성됐다.

낙동강음악분수는 월영교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다. 화려한 조명과 레이저, 음악이 어우러져 웅장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행/ 통영대교
통영 밤바다 야경투어의 백미 통영대교/ 한국관광공사 제공


◇ 경남 통영 밤바다 야경투어

경남 통영은 미항(美港)이다. 딸린 섬이 유·무인도 합쳐 570여개나 된다. 풍경이 예쁠 수 밖에 없다. 밤에는 더 그렇다. ‘통영 밤바다 야경투어’는 보트를 타고 밤바다를 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보트는 섬과 섬을 오가는 통영관광해상택시다. 원래 지난해 여름 통영한산대첩축제 때 한시적으로 운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상설로 운행 중이다. 최대 탑승 인원 20명, 승선료는 1인 2만원이다.

통영운하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도남항에서 출발해 강구안, 충무교, 통영대교를 지나 다시 도남항으로 돌아오는 약 50분 코스. 입담 좋은 항해사의 이야기에 귀가 쫑긋한다. 강구안은 조선 시대 군항, 조선시대 삼도수군지휘본부였던 통영 세병관(국보 305호)에서 곧장 내려다보인다. 세병관은 현존하는 목조 건물 가운데 바닥이 가장 넓은 건물이란다. 충무교 교각에는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통영 출신 전혁림 화백의 작품 ‘통영항’과 ‘운하교’를 본뜬 벽화가 설치돼 있다. 전 화백은 ‘바다의 화가’로 불릴만큼 고향의 바다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하이라이트는 통영대교다. 당동과 미륵도를 잇는 591m 길이의 다리인데 중앙 아치에 설치한 190여 개 투광등에서 알록달록한 불빛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강진 나이트드림
강진의 야간 관광 프로그램 ‘나이트드림’/ 한국관광공사 제공


◇ 전남 강진 나이트드림

‘나이트드림’은 버스를 타고 전남 강진을 대표하는 야간 명소와 지역민이 참여하는 공연을 즐기는 야간 관광 프로그램이다. 6월부터 10월까지 운영된다. 강진오감통에서 출발해 출렁다리로 육지와 연결된 작은 섬 가우도, 읍내의 추억의 테마거리 ‘청춘 생각대로 극장통’, 다산 정약용이 강진으로 유배 와서 처음으로 묵었다는 사의재, 김영랑 시인의 생가 뒤에 조성된 세계모란공원 등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사의재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마당극을 구경하고 세계모란공원에서는 강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공연도 즐긴다. 특히 세계모란공원의 산책로에는 계절마다 다양한 꽃이 피고 진다. 요즘은 모란 못지않게 작약이 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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