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대비하자”…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하반기 ‘디지털 혁신’ 주문

교보생명 하반기 경영전략 키워드
코로나 계기로 비대면 영업 강화
플랫폼 등 新비즈니스 모델 발굴
온라인 교육·회의 활성화 등 추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3일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2020년 하반기 출발 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업문화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디지털 대전환(트랜스포메이션)’의 길로 가자고 당부했다. /제공 = 교보생명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올 하반기 경영전략 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가 비대면 거래를 가속화시킨 가운데 전통적으로 대면 영업이 주를 이뤘던 생명보험업 특성상 근본적인 기업 문화를 변화시키려면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선 지금보다도 한 차원 높은 디지털 혁신을 끌어내야 한다는 당부다.

특히 올 1분기 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출렁이면서 자산운용과 관련해 순이익이 3분의 1 토막이 났던 만큼 내부에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즉,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열쇠가 바로 디지털 혁신이라는 의미다.

5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3일 광화문 본사에서 ‘2020년 하반기 출발 전략회의’를 열고 지난 상반기 경영성과를 짚어보고 하반기 경영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신 회장이 전국의 영업 현장 리더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진행됐던 회의와는 달리 비대면 방식의 원격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화상회의 시스템이 마련된 회의실에서 다중분할 화면을 통해 각 채널 본부장·지원단장 등 영업현장 관리자 100여 명이 참석하는 식이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우선 “오늘은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여러분과 소통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는 이제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세계 역사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당부다.

교보생명은 올 1분기 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증시 충격으로 전년동기대비 3분의 1 토막 난 순익을 거둔 바 있다. 교보생명의 1분기 순익은 1121억원 규모다. 거둬들인 보험료로 보험금을 지출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 지급여력(RBC)비율은 346.1%로 안정적이긴 하다. 변액보험 판매 규모가 컸던 탓에 증시가 출렁이면서 투자 손실을 염두에 둔 준비금을 많이 쌓으면서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 내부에서도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디지털 기반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인공지능(AI) 언더라이팅 시스템 ‘바로(BARO)’·대용진단 자동화 서비스·초간편보장분석시스템·고객 상담 AI 챗봇 개발 등이 그간의 고민에 대한 결과물이다. 언택트 서비스를 활성화함과 동시에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스타트업과 협업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조직·커뮤니케이션 방식·업무 프로세스·비즈니스 모델을 디지털 기반으로 변화시키는 것, 즉 기업문화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며 “전사적인 디지털 혁신을 위해 모든 조직의 디지털 역량을 더욱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디지털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상을 빨리 준비하기 위해선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영업활동 강화와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플랫폼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온라인 교육 및 회의 활성화 등을 디지털 혁신의 핵심 추진과제로 꼽았다.

그는 “조직장부터 디지털의 기본개념을 잘 이해하고 디지털 신기술이 보험업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과 컨설턴트의 디지털 업무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은 고객 니즈와 아이디어를 본사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본사는 고객 중심의 마케팅 정책을 수립하되 현장의 실행을 충실히 지원해야 한다”며 본사와 영업현장의 협업도 주문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도 언급했다.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가 종식된 시대가 아니라 코로나와 같이 살아가는 시대”라며 “조직장들은 모든 조직원과 컨설턴트들이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방역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열현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도 영업현장에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 사장은 “코로나19 확산 등 상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모든 영업채널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사업계획을 달성하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코로나19가 바꿔놓은 넥스트노멀(Next Normal)에 대비해 신인 컨설턴트 정착과 비대면 영업활동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