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최근 중국이 자국의 문화를 해외에 널리 전파시킬 목적으로 전 세계에 설립한 문화첨병인 공자학원의 명칭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모으고 있다. 확정이 된 만큼 앞으로 전 세계의 공자학원들은 곧 애매모호한 이름의 ‘교육부중외(中外)언어교류합작센터’, 약칭 ‘언어합작센터’로 간판을 바꿔 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자학원의 공격적 확장에 나서던 중국 입장에서 볼 때는 일견 일보 후퇴를 결정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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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로 폐지되는 운명에 직면한 중국의 ‘국가대외중국어교육영도소조판공실(약칭 한반漢辦)’은 지난 16년 동안 공격적 행보를 통해 전 세계 160여개 국가의 500여개 대학에 공자학원을 설립, 운영해오고 있다. 외견적 목적은 중국어와 중화 문화 보급 강화에 있다. 이를 통해 공자학원이 활동하는 해당 국가와 중국의 문화 교류를 확대시켜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중국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순수하지 않다는 입장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폐쇄에 나서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일단 소나기를 피할 목적으로 개명에 나설 필요성이 확실히 있었다.
하지만 개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간판만 바꿔 단다고 성격이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중국의 꼼수를 모르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내 양식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도 중 당국의 행보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편법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일부는 “기원(妓院)을 청루(靑樓)라고 하면 뭐가 달라지나?”라면서 코웃음까지 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아무래도 장고 끝의 악수가 아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