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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당근마켓 대표 “중고거래 넘어 동네 기반 국민앱으로 도약”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 “중고거래 넘어 동네 기반 국민앱으로 도약”

기사승인 2020. 07.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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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당근마켓 대표 인터뷰
1일 서울 테헤란로 당근마켓 본사에서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가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동네상권을 기반으로 호황을 맞이한 기업이 있다. 음지에 있던 중고거래 시장을 양지로 끌어들이고 10대부터 70대까지 중고거래 열풍에 불을 지핀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는 1200만명으로 국민 5명 중 1명이 당근마켓을 이용하고 있다. 말 그대로 당근마켓 전성시대다.

지난 1일 서울 테헤란로 당근마켓 본사에서 동네 기반 중고거래·지역 생활 앱을 이끄는 김용현 공동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6월 말 기준 월간이용자(MAU)가 890만명을 돌파했다”며 “앱이 단순하기 때문에 이용자 폭이 다양하다. 비밀번호 설정도 없고 휴대폰 번호로 문자인증만 받으면 가입이 가능하고 글쓰기도 쉬워 60·70대 비중이 10%를 넘어설 만큼 어르신들의 참여가 높다”고 설명했다.

당근마켓은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 사이트에서 필수적으로 기입해야 하는 결제인증, 본인인증, 환불계좌 등록 등 복잡한 과정을 과감하게 뺐다. 또한 당장의 수익 실현보다는 동네기반 활동 반경 제한, 직거래, 수수료 무부과 정책 운영으로 건전한 중고거래 문화를 만들기 위해 뚝심 있게 끌고 왔다.

김 대표는 “거주지 반경 6㎞로 제한하는 정책은 창업부터 5년간 지켜온 콘셉트”라며 “이용자들이 반경을 넓혀달라는 요청이 많은데 콘셉트 자체가 동네마켓이고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반경 내에서 원하는 아이템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용자가 늘어날 경우 반경을 4㎞까지 줄일 계획이지 활동 범위가 넓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상거래가 발달하면서 최저가만 팔리는 시장이 형성됐는데 당근마켓이 등장하면서 흥정하고 덤을 주는 과거 오일장에서 볼 수 있던 정이 넘치는 시장이 다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근마켓에서는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준 사례, 바퀴벌레를 잡아달라는 글 등 훈훈한 에피소드가 SNS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대란 때도 당근마켓에서는 장당 2500원에 마스크 구매가 가능했다. 가격제한 정책을 실시하며 당근마켓이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당근마켓은 과도하게 광고를 늘리기 보다는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유지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중고거래를 통한 수수료도 받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광고 요청을 하는 기업들이 많으나 수익모델을 성급하게 고민하지 않고 사용자를 더 많이 확보하고 체류시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카카오톡처럼 이용자수가 많아지면 걸맞은 비즈니스모델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 인터뷰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송의주 기자
당근마켓은 온라인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11번가와 위메프, 지마켓을 제치고 일 사용자 기준 쇼핑 앱 쿠팡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가파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이에 당근마켓은 연내 목표 MAU를 1000만명에서 1300만명으로 상향 수정했다. 올해는 저변확대를 위해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분실물센터 운영, 동네 맛집·병원·학원 등을 추천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동네생활’을 전국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중고거래를 넘어 동네에서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앱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동네 주민 간 연결, 업체와 주민 간 연결 등 생활권 반경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하이퍼로컬시장에서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배달서비스, 동호회, 돌보미 서비스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근마켓은 중고문화가 정착한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영국 맨체스터, 버밍험, 사우스햄튼, 리버풀, 셰필드 지역에 진출했으며 분기별로 1~2개국씩 진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유럽은 중고거래가 활성화됐지만 활성화된 모바일 기반 중고앱이 없기에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다”며 “한국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은 영국의 경우 거래 범위를 15㎞로 조정하고 스티커 문화가 발달되지 않은 서구권에서는 당근이 캐릭터를 빼는 등 현지화 전략을 세워서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당근마켓이 창립 5년 만에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던 배경에는 자율과 책임, 신뢰와 충돌의 기업문화가 밑바탕되고 있었다.

김 대표는 “연차에 제한이 없어 직원들이 쉬고 싶은 만큼 쉬고 성과에 책임을 지는 자율과 책임이 따르는 기업문화와 신뢰와 충돌이 당근마켓의 한 축”이라며 “대기업의 경우 관계나 수직적인 관계 때문에 충돌을 피해 덜 좋은 안이 실행되기 마련인데 우리는 신뢰관계를 베이스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충돌한다. 결국에는 충돌을 해서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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