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 눈] 대법원 양형위에 거는 기대

[기자의 눈] 대법원 양형위에 거는 기대

기사승인 2020. 07. 22. 16:2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KakaoTalk_20200403_153106722
2020년 한 해의 절반이 넘는 기간 동안 ‘N번방’, ‘웰컴투비디오(W2V)’ 등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을 지켜본 국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이전 보다 훨씬 더 잔혹하고 다양해진 범행 수법이 안기는 충격과 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처벌 수위는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또 범죄자들이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의 이유로 지속적으로 감형을 받자 국민들의 불신은 가중됐다.

개인을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들은 국민청원과 침묵시위 등의 방법으로 사법기관의 ‘성인지 감수성’에 목소리를 드높였다. 여론의 비판의 고조되자 사법기관은 가장 문제가 되는 양형 기준에 대한 해결책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양형위)는 지난 13일 103차 전체회의를 열어 성범죄 및 디지털 성범죄 양형 기준 유형을 기존 3개에서 5개로 늘리고 감경·가중양형 인자의 쟁점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양형위는 오는 9월 초 디지털 성범죄의 형량 범위, 양형 인자, 집행유예 기준 등을 담은 구체적 양형 기준안을 확정해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날 발표된 내용 가운데 이목을 끌었던 대목은, 양형위가 ‘진지한 반성’과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감경요소로 유지해야 하는지를 논의한 한 부분이었다. 대다수 국민들이 지적해 온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냈기 때문이다.

양형위는 반성이 감경요소가 될 수 없다는 것과 관련해 ‘반성은 내심(內心)의 문제로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형사처벌 전력과 관련해 ‘성폭력은 가정과 사회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암수범죄가 많기 때문에 처벌 전력을 감경 사유로 두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지금이라도 양형위가 문제의 맥을 정확히 짚은 듯해 다행이다. 사실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뒤 처벌 사례가 없어 양형 기준 설정에 어려움이 컸다. 새 기준안 관철에 기대를 가져 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