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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이 죽음 속으로 등 떠민 것과 다름 없다”…의암호 사고도 ‘인재(人災)’?

“공무원들이 죽음 속으로 등 떠민 것과 다름 없다”…의암호 사고도 ‘인재(人災)’?

기사승인 2020. 08. 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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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된 의암호 전복 경찰정
8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의암댐 하류 경강교 인근에서 전날 발견된 경찰전 인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연합
연일 계속되고 있는 중부지방 폭우 속에 사망자 3명과 실종자 3명이 발생한 강원도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호에서 선박 3척이 전복돼 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민간 고무보트가 수초섬 고정을 위해 출발했다가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 이 배를 구조하기 위해 경찰정이 나섰다가 경찰정마저 위험 제한선에 걸리자 두 배를 구조하기 위해 춘천시청 행정선(환경감시선) 출발했다. 하지만 결국 3척 모두 전복돼 8명이 물에 빠졌다.

소방당국은 지난 6일 오전 11시4분께 이들이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수초섬은 호수에 물풀을 놓아서 키워 만드는 인공섬으로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을 목적으로 쓰인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사고 나흘째인 9일 오전에도 춘천 의암댐부터 남양주 팔당댐까지 74km구간을 헬기 10대와 보트 72대, 인력 2500여 명을 동원해 실종자 3명을 수색하고 있다.

대형 인명사고 이후 수초섬 고정 작업 자체가 무리였다는 정황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당시 의암댐은 수문 14개 가운데 9개를 10여 미터 열고 초당 1만t의 물을 방류 중이었다. 의암댐 상류에 위치한 춘천댐과 소양강댐 역시 물을 방류해 물살이 매우 거센 상황이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평상시에 의암댐에 흘러가는 물은 100t인데, 1만t이면 100배가 흘러간 셈”이라며 “수초섬 구조 작업은 배만 타고 가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댐 물을 방류할 때는 지자체와 마을, 소방서, 언론 등에서 3시간 전부터 통보하는데, 왜 굳이 물에 들어갔는지 안타까울 뿐이다”고 말했다.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도 “이런 말도 안되는 날씨에 왜 굳이 작업을 진행한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춘천시는 해당 작업자가 담당 팀장의 명령을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했다고 밝혔지만, 실종자 가족 측은 실종자의 문자와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사실상 춘천시가 작업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암댐 선박 전복사고 실종자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이는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그날 강을 보니 흙탕물의 물살은 너무 거세고 더군다나 수문까지 열려 있었는데, 그 상황에 조그마한 배를 타고 들어가 일을 하다니 말이 되느냐“며 “춘천시에서 시킨 것이 아니라면 그곳에 누가 뛰어들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미래통합당 역시 9일 “상식적으로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전형적인 인재(人災)”라고 주장했다.

조원철 재난안전전문가 겸 연세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여러 종류의 재난을 겪어왔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잘 아는 것 같다. 하지만 안전정보 과다가 오히려 안전에 대한 둔화와 의도적인 불감증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의암호 사건은 공무원들이 해당 근로자를 죽음 속으로 등 떠민 것과 다름 없다”며 “이미 2600종류가 넘는 안전 매뉴얼이 있지만 모두 캐비넷 속에 갇혀 있을 뿐,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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