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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가장 첨예한 ‘싸울 거리’로 등장한 ‘좌파냐’ ‘우파냐’ 극단의 프레임에 주목했다. 김봄 작가는 이 웃기고도 슬픈 현실을 직시하며 에세이를 쓰기로 결심했다.
작가는 여러 사회 구조적 문제들이 과연 ‘좌우’의 시각으로만 판단내릴 수 있는 것인가 질문한다. 대한민국의 축소판과도 같은 가족사를 통해 공생의 전략과 해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한다.
작가는 오래 전 기억 속 이야기, 사소한 일상 속 대화들을 채집해내어 대한민국 평범한 시민들의 정치 풍속도를 친숙하고도 실감나게 그려낸다.
“엄마! 다 가짜뉴스라니까. 그걸 진짜 믿는 사람이 있네, 있어. 그거 유튜브 같은 거 계속 보고 그러니까 지금 세뇌돼서 그러는 거 아냐!” “정신 건강을 위해서 정치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겠어! 이제부터 엄마랑은 절교야”라는 딸과 “이 빨갱이. 너도 큰일이다” “빨갱이 좌파 고양이는 안 봐줘”라는 엄마의 대화는 ‘웃픈’ 현실을 그린다.
이 책은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김봄의 첫 산문집이다. 작가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쓰고, 문화예술 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걷는사람. 176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