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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재판!] 법원 “발음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여권상 영문명 변경 불가”

[오늘, 이 재판!] 법원 “발음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여권상 영문명 변경 불가”

기사승인 2020. 09. 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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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폭넓은 여권 이름 변경, 국외서 우리나라 여권 신뢰도 저하해"
포털사이트 로마자 표기법에 등록돼 있지 않고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이유만으로 여권상 영문명을 변경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흔히 사용되지 않는 표기법이라고 해도 전체 국민의 1% 이상이 같은 표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는 ‘다수 사용’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편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이를 ‘특별히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A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영문성명 변경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95년부터 현재까지 이름의 ‘원’자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WON’이 아닌 ‘WEON’으로 하는 여권을 발급받아왔다. A씨는 2018년 사용하던 여권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자 재발급을 신청하면서 ‘WEON’을 ‘WON’으로 변경해 줄 것을 신청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원’을 ‘WEON’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표기 변경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의 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A씨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외교부의 신청 반려 취소를 구하는 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두 아들이 해외에 거주해 해외 출국이 빈번한데 여권의 영문명과 신용카드의 영문명이 달라 사용을 거부당하거나 발음 지적을 받는 등 불편을 겪어왔다”며 “국민의 2.4%가 ‘WEON’을 사용한다고 변경을 거부한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여권 영문명 변경을 폭넓게 허용할 경우 외국에서 우리나라 여권의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여권의 로마자 성명은 외국 정부가 우리나라 여권을 발급받은 사람에 대해 출입국 심사 및 체류자 관리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정보”라며 “변경을 폭넓게 허용하면 외국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출입국을 심사하고 체류 상황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갖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누적되면 우리나라 여권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돼 우리 국민의 해외 출입에 상당한 제한과 불편을 받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국립국어원에서 ‘WEON’은 ‘원’의 발음과 명백히 불일치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외교부가 ‘해당 한글 성 또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1% 이상 또는 1만명 이상이 해당 로마자 표기를 사용하는 경우’를 제한 기준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발음 불일치를 사유로 하는 성명 변경을 제한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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