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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절감’ 강조한 배터리데이…‘LG화학·삼성SDI·SK이노’ 2차전지주 앞날은

‘원가 절감’ 강조한 배터리데이…‘LG화학·삼성SDI·SK이노’ 2차전지주 앞날은

기사승인 2020. 09.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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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데이'서 미래 청사진 제시
상용화까지는 2~3년 가량 남아
국내 배터리 3사 연구개발 '활발'
"새로운 위협요소로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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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배터리데이’에서 배터리 공정 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을 언급했지만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국내 배터리 3사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상용화까지 2~3년 가량의 시간이 남아 있고 국내 배터리 3사도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이들의 지속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테슬라의 원가 절감 움직임을 계기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비용 절감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 시장의 지형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향후 배터리업체 간 경쟁을 넘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업체가 경쟁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삼성SDI의 주가는 하루 만에 2% 넘게 빠졌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1%대 하락을 보였다. 22일(현지시간) 열린 배터리데이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표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는 주행거리는 54% 늘어나고 비용은 56% 줄어드는 배터리 공정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격 경쟁력이 심화되고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개발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이미 원가 절감을 위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생산능력도 늘리고 있어 테슬라의 발표가 새로운 리스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를 주요 고객사로 둔 LG화학의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가 절감된 배터리의 가동률이 상향되는 시점을 2023년으로 가정할 경우 아직 2~3년 정도 시간이 남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셀 생산 경험이 없는 테슬라가 100GWh에 달하는 셀 생산 가동률, 수율 등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찌감치 물적분할을 통해 배터리업체로 거듭난 삼성SDI는 우선 올해 4분기 중대형전지에서 처음으로 이익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럽 전기차 지원정책 확대 영향으로 하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액은 상반기 대비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에 공급될 ‘젠5(Gen5)’도 주목된다. 삼성SDI는 내년 하반기 젠5를 내놓을 예정인데,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현재 양산 전기차보다 20% 높은 수준인 600km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현대차그룹, 폭스바겐, 포드 등 업체로부터 수주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의 소송전이 주가를 발목 잡는다. 올해 초 미국 ITC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다. 최종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배터리 제품 등의 수입 금지 조치를 당할 수 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정유·화학 시황은 여전히 부진하고 소송 관련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못했다”며 “10월 ITC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가파른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기차 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데이를 계기로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내재화에 새로 뛰어들거나 기존 내재화 계획을 당기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대어 폭스바겐과 조인트벤처(JV) 설립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고 LG화학과 GM은 지난해 JV를 설립한 뒤 지난 4월 배터리 공장을 착공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배터리 비용 절감 기술의 상당 부분은 배터리 자체가 아닌 차량 설계에서 나온 것”이라며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 간 역학구조에서 완성차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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