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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집회봉쇄, 확실한 기준으로 일관되게 적용해야

[사설] 집회봉쇄, 확실한 기준으로 일관되게 적용해야

기사승인 2020. 10. 0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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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인 지난 3일 광화문 일대에 설치됐던 차벽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찰은 한글날인 9일에도 상황에 따라 집회를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5일 “개천절 차단 조치는 접촉에 의한 전염병 감염 확산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한글날도 “개천절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개천절에 경찰 차량 300여 대, 경찰 1만여 명을 동원, 4km의 차벽으로 집회를 완벽 차단했다. 검문소 90곳을 세워 불심검문도 했다. 지나던 사람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코로나 계엄령’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천절 차벽에 힘을 실었다.

차벽은 지난 2009년 6월 고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 모인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할 때 설치됐고, 시민단체가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는 차벽이 행동자유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했다. 통행 제지는 거의 마지막 수단으로 불법 집회 가능성이 보여도 이를 막으려는 조치는 최소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차벽 적법성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는 광복절 집회를 기억한다. 당시 수만 명이 광화문에 모이고,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런 점에서 개천절, 한글날 집회가 광복절 집회의 재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당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가 아닌 단순 통행인까지 검문하고, 행선지를 물으며 통행을 막은 것은 지나치다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하다.

한글날에는 1092건의 집회가 신고 됐다. 10명 이상 참가하는 50건은 금지됐다. 10명 미만도 도심 집회는 금지다. 또 차벽이 들어서고, 이동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면 국민이 납득할만한 기준이 제시되고 그 기준이 예외 없이 일관되게 적용돼야 한다. 경찰은 구시대의 산물인 차벽·불심검문 없이 불법 집회만 차단하는 방법을 고민해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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