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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언택트 상봉’ 잃어버린 딸 44년만에 찾았다…정부 해외입양 가족찾기 제도 성과

‘눈물의 언택트 상봉’ 잃어버린 딸 44년만에 찾았다…정부 해외입양 가족찾기 제도 성과

기사승인 2020. 10. 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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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정부가 정비한 '해외 한인입양인 가족찾기' 제도 통해 찾아
경찰청-외교부-보건복지부 합동 프로그램
지난 15일 친모 이응순씨(78·여)와 오빠 윤상명씨, 쌍둥이 언니 윤상희씨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찰청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화상통화로 44년 전 잃어버린 막내딸 윤상애씨(47·미국명 데니스 맥커)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응순씨는 모니터에 비친 상애씨를 보며 차마 말을 잇지 못한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언니 상희씨, 오빠 상명씨도 44년 4개월 만에 마주한 여동생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못한 채 먹먹한 가슴만 달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더 이상 이들의 애틋한 상봉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가족의 얼굴을 하나 하나 확인한 상애씨는 “(한국에 간다면) 가족을 안아보고, 함께 요리를 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며 “가능한 한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976년 6월 당시 3살이었던 상애씨는 외할머니와 외출을 끝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같은 해 겨울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고, 남은 가족들은 그의 행방을 모른 채 40년 넘게 밤낮으로 막내 딸을 찾아 헤맸다.

어머니 이씨는 상애씨의 다른 형제들과 함께 미아 전단지를 뿌리며 전국 곳곳의 고아원을 찾아다녔고, 방송 출연과 신문 광고도 서슴지 않았다. 이씨는 혹시라도 막내딸이 돌아올까봐 그를 놓친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었고 호적도 차마 말소시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2017년 4월. 이씨와 상애씨는 각각 ‘유전자 분석 결과 친자 관계 확률이 높은 이가 있으니, 재검사를 진행하자’는 소식을 듣게 됐다. 상애씨가 2016년 한국 입국 당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 단체를 통해 유전자 채취를 해뒀던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다행히 이씨 역시 같은 마음으로 2017년 2월 유전자 채취를 해둔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두 사람의 유전자 대조 및 재채취는 점차 미뤄졌고, 올해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더욱 어려워졌다.

천신만고 끝에 가족을 찾은 줄 알았던 이씨 가족은 다시 마음을 졸였지만, 올해 1월 정부가 ‘해외 한인입양인 가족찾기(가족찾기)’ 제도와 정비를 완료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가족찾기 제도를 통해 재외 공관에서도 입양인의 유전자를 채취·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상애씨는 지난 7월 미국 현지 공관에서 유전자를 재채취했고, 둘의 친자 관계는 지난달 극적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번 이씨 가족의 상봉을 도운 가족찾기는 경찰청과 외교부, 보건복지부가 함께 시행하는 제도다. 한인입양인은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입양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할 수 있고, 무연고 아동임을 확인받은 뒤 유전자 채취를 진행한다. 경찰청은 해당 유전자와 실종자 가족 유전자 정보를 대조해 가족을 찾아준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미국과 프랑스, 영국, 독일 등 14개국 34개 재외공간에서 유전자 채취를 하고 있으며, 이들 제외공간에 등록된 관내 해외 입양인만 약 16만7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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