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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월성1호기 경제성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종합)

감사원 “월성1호기 경제성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종합)

기사승인 2020. 10. 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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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점검' 감사보고서 공개
"가동 중단 결정 타당성 종합 판단에는 한계"
문재인정부 탈원전 정책 논란 가열 될 듯
감사원 월성1호기 폐쇄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보
20일 국회 의안과에서 직원들이 감사원이 제출한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보고서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감사원은 월성 1호기의 조기폐쇄의 이유인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조기 폐쇄 타당성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판단이 어렵다고 밝혔다./이병화 기자
감사원은 20일 1년 여의 감사 끝에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조기 폐쇄 결정 자체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지만 중요한 판단 기준 중 하나인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결과가 나온 만큼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체적으로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는 지적은 없다”며 야당에 정치 공세 중단을 촉구한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 탈원전 정책에 사망선고를 한 것”이라며 ‘국정농단’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감사원은 이날 공개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번 감사에서는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과정과 경제성 평가의 적정성 여부를 위주로 점검했다”며 “월성 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 대비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다만 감사원은 “안전성·지역수용성 등의 문제는 이번 감사 범위에서 제외했다”며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이나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만큼 이번 감사 결과를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사원은 “현재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 24기 중 10기가 향후 10년 내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등 원전의 설계수명 만료 이후 계속가동 여부에 대한 경제성 평가가 중요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향후 원전 계속 가동과 관련된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월성 1호기 폐쇄 타당성 감사 발표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보고서를 공개한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 앞에서 한 시민이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오른쪽)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 과정에서 백윤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의 부적정한 업무처리가 있었던 것도 밝혀냈다.

백 전 장관의 경우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결과가 나오기 전 폐쇄시기에 대한 방침을 결정한 점 △조기폐쇄 시기 결정의 주체인 한수원의 의견을 적절히 고려하지 않은 점 △결정의 근거와 과정을 공식적으로 기록·보존되도록 하지도 않은 점 등이 지적됐다.

정 사장의 경우 △폐쇄시기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지 않은 점 △판매단가 등 입력변수를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합리적인지에 대해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점 △한수원 직원들이 A회계법인에 부적정한 의견을 제시해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을 저해했음에도 관리·감독하지 않은 점 등이 지적됐다.

또 감사원은 이번 감사 과정에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삭제하는 등 감사를 방해한 산업부 직원 2명도 적발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성윤모 산업부 장관에게 백 전 장관의 재취업·포상 등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도록 인사자료를 통보하고, 정 사장에게는 엄중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삭제함으로써 감사를 방해한 산업부 직원 2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했다.

정 사장에게는 관련 업무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한편 산업부 장관과 협의해 향후 원자력발전소 계속가동 등과 관련된 경제성 평가 등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이어 감사원은 “문책 대상자들의 자료 삭제와 업무 관련 비위 행위 등애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참고 자료를 송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월성1호기 폐쇄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보
국회 의안과 직원들이 20일 감사원이 제출한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보고서를 정리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감사 결과와 관련해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경제성과 안전성,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 결과와 별개로 에너지 전환 정책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감사 결과에 대해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며 “산업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성실히 후속 조치를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월성 1호기는 예정대로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며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기까지는 1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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