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젓병에서 수백만개의 미세 플라스틱 검출

고온 소독한 젓병에서 수백만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 검출
연구 결과에 대해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폴리프로필렌 병은 세계 용기 시장의 82%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리병의 주요 대안이다.(사진=니드픽스)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젖병을 사용하는 경우 리터 당 수백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9일 네이처 푸드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성인이 하루에 600개 정도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하는 것에 비해, 젖병을 사용하는 호주의 아기들은 하루에 약 200만~300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됐다.

과학자들은 플라스틱병을 소독하고 분유 우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고온 공정으로 인해 수백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과 수조 개의 더 작은 나노 플라스틱이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폴리프로필렌 병은 세계 용기 시장의 82%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리병의 주요 대안이 되고 있다. 폴리프로필렌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중 하나이며, 과학자들이 예비 실험에서 주전자와 식품 용기 또한 리터 당 수백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생산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특히 유아들을 위해 이 문제를 “긴급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또한 미세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한 살균지침서도 함께 공개했다.

존 볼랜드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교수는 “유아 젖병에서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의 수에 대해 우리는 완전히 당황했다”면서, “세계보건기구가 작년에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들이 하루에 300~600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소비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젖병을 사용하는 아기들의) 평균 수치는 100만 또는 수백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미 이 입자들이 면역체계의 어떤 버튼을 누르기 시작하는지 동료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면서, 많은 입자가 체내에 남아있지 않고 외부로 배출될 것이지만, 얼마나 많은 입자가 혈류로 흡수되어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의 필립 슈와블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미세플라스틱 노출의 규모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실제 세계가 유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RMIT 대학의 올리버 존스 교수 역시 아기들의 노출 수준은 측정치가 아니라 추정치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부모들이 플라스틱병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기분이 나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 연구는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이미 음식과 물을 통해 일정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플라스틱 기반 티백을 이용해 우려낸 차와 플라스틱병으로 판매되는 식수에는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이 병원균이나 독성 화학물질을 몸 안으로 운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미세플라스틱은 북극의 눈과 알파인 토양에서 가장 깊은 바다까지 지구 전체를 오염시켰다. 트리니티 대학의 리 웬 샤오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플라스틱 제품이 미세플라스틱의 중요한 공급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는 노출 경로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에게 훨씬 더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네이처 푸드’ 지에 실린 이 연구는 필터를 개발하던 한 연구원이 미세플라스틱으로 계속 막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우연한 발견으로 시작되었다. 연구팀은 10개의 다른 젖병에서 아기 분유를 만들기 위해 국제 살균지침을 따랐다. 이것은 섭씨 95도의 물로 살균한 다음 섭씨 70도의 물로 분유를 흔드는 것을 포함한다.

과학자들은 추가 세척 단계를 통해 일반적인 공식 준비 과정에서 생성되는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비플라스틱 용기에서 끓인 후 식힌 물을 사용하여 살균 후 세 번 병을 헹구어 내면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