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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으로 물꼬 튼 OTT, 韓영화 새로운 활로되나

‘사냥의 시간’으로 물꼬 튼 OTT, 韓영화 새로운 활로되나

기사승인 2020. 10. 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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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영화 ‘콜’(감독 이충현)이 오는 11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제공=넷플릭스
'사냥의 시간' 스틸
영화 ‘사냥의 시간’이 지난 4월 국내 상업영화론 처음으로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됐다/제공=리틀빅픽쳐스
승리호
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 개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제공=㈜메리크리스마스
넷플릭스 직행 버스를 타는 한국영화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인해 극장에서의 신작 개봉이 어려워지면서, 생존 위기에 처한 영화계가 세계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를 피난처로 삼고 있다.

가장 먼저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이 지난 4월 넷플릭스에서 최초 공개됐다. 극장 개봉을 목표로 했던 한국영화가 넷플릭스로 직행한 첫 사례였다. 이 과정에서 배급사와 해외 대행 배급사의 이중 계약 문제로 잡음이 있었지만, 진통 끝에 넷플릭스 공개의 물꼬를 텄다.

이어 ‘콜’(감독 이충현)과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이 넷플릭스로 달려간다. 당초 ‘콜’은’ 3월 개봉을 목표로 2월에 제작보고회까지 진행했으나, 결국 넷플릭스에서 다음달 27일 선보이게 됐다.

제77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인 ‘낙원의 밤’도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제작비 200억원대의 대작으로 추석 개봉이 무산됐던 ‘승리호’ 역시 넷플릭스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되면 넷플릭스로 간 한국영화들 가운데 가장 사이즈가 큰 작품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한국영화들이 넷플릭스로 향하는 이유는 극장 개봉만으로 수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극장가를 찾은 관객 수는 299만명으로 전년도 대비 79.7% 감소했다.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수익 구조에선 극장 상영이 70%를 차지해 왔다. 부가 판권 서비스(IPTV·VOD) 등은 30%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자,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 측이 115억원 정도의 제작비 가운에 일정 부분을 보전해주기로 제안하면서 직행 계약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방식의 계약은 개봉 연기로 ‘돈줄’이 막힌 제작진이 생존 자구책으로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에서의 ‘직행 상영’은 극장보다 낮은 가격에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또 감독 등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다.

그러나 ‘직행 상영’이 잦아지다 보면 한국영화 산업 전체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넷플릭스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를 제외한 다른 OTT 플랫폼들이 극장 상영용 한국영화를 사 들인 사례는 아직 없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요즘 영화계 사람들을 만나면 넷플릭스를 빼곤 대화가 어려울 정도”라며 “한국영화와 넷플릭스의 직거래가 잦아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향후 한국영화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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