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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태풍’ 예고된 롯데…임기만료 앞둔 CEO들의 거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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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0. 11. 18. 06:00

강희태·김교현·이영호 BU장 내년 3월 임기만료
실적부진·성장동력 정체에 연임 가능성 '미지수'
신동빈 회장 인적쇄신으로 위기 돌파구 마련 관측
임기만료앞둔롯데계열사CEO
“내부에서 하마평이 돌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인사시즌을 앞두고 롯데그룹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내외부에서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인적쇄신의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며 입단속에 들어갔다. 인사 발표 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던 여느 해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롯데 사업의 두 축인 유통과 화학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실적이 악화돼 더 그렇다. 롯데그룹 매출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반토막을 넘어 80% 넘게 감소했다. 게다가 온라인 전환이 더디고 미래성장 동력마저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신동빈 회장이 이번 인사로 인적쇄신은 물론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며 그룹의 체질개선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4명의 BU장 중 1957년생으로 나이가 가장 많은 김교현 화학BU장 겸 롯데케미칼 대표는 실적악화의 책임론이 대두되며 교체 가능성이 가장 높다. 롯데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의 평균 연령은 58세 정도로 최근 기업들이 젊은 CEO로 세대교체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50대 초반CEO 기용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타계 후 단행되는 신동빈 회장의 첫 정기 임원인사인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확실한 색깔을 낼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2021년 정기 임원인사가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이른 이달 중순 이후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9월 전 계열사 임원들의 인사평가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세계와 GS 등 다른 유통그룹의 인사도 코로나19의 위기에 예년보다 일찍 단행된 터라 롯데그룹 역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 어느 그룹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은 만큼 인사폭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8월 그룹의 2인자로 꼽히던 황각규 부회장이 롯데지주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이번 연말 정기 임원인사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롯데그룹의 주요 4개 부문 BU(Business Unit)장 중 3명의 BU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희태 유통BU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와 김교현 화학BU장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이영호 식품BU장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이끄는 사업부문이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3분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긴 했지만 올 상반기 8년 만에 롯데케미칼의 적자를 기록하며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140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5.4%나 감소했다. 전 산업계에 닥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가변동으로 재고품 가치가 떨어진 영향에다 지난 3월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화재 폭발사건이 수익성 회복에 발목을 잡았다.

경쟁사인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등이 전기차배터리와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보폭을 넓힌 것과 달리 성장동력도 없다. 최근 지분 31%를 보유한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전지박(동박) 제조사인 두산솔루션에 2900억원을 간접 투자한 게 전부다. 올 초 주주총회에서 밝힌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실천하지 못했다. 1957년생으로 현재 롯데그룹 BU장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점도 걸린다.

롯데그룹의 식품BU를 이끄는 이영호 롯데제과 대표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 중심인 음식료 사업이 반사이익을 보며 실적이 크게 상회하고 있는 데 반해 롯데제과·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 등 롯데 주요 식품계열사의 실적이 주춤하고 있어 교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롯데제과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0억원 줄었고, 롯데푸드 역시 467억원 정도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롯데푸드의 조경수 대표의 연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호텔롯데 면세점사업부 이갑 대표도 역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코로나19에 가장 큰 피해를 입으며 실적이 좋지 못하다.

반면 화학과 함께 롯데그룹의 뿌리인 유통을 맡고 있는 롯데쇼핑은 코로나19에 올해 실적이 꼬꾸라졌지만 강희태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말 유통BU장에 선임됐고, 최근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 사내이사, 롯데자산개발 대표를 겸직하면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재신임이 유력하다. 게다가 최근 롯데쇼핑의 헤드쿼터(HQ)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정경운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데려온 사람도 강희태 대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 회장의 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올해만 8개 시공권을 획득하며 수주고 2조클럽(2조6106억원)에 진입하는 등 장기적으로 안정적 실적을 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공로에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아직 어느 것도 정해진 바 없다”면서 “물론 임기만료를 앞둔 임원들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경영성과와 미래 사업 재편에 중점을 둔 인사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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