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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마음, 詩로 읽고 寫眞으로 보다!

임금의 마음, 詩로 읽고 寫眞으로 보다!

기사승인 2020. 11. 2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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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시, 태조편
1897년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면서 다시 제사를 올린 환구단
<태조>
1. 무제
瑤落池中隱潛龍 요락지 연못 속에 숨어 있던 작은 용이
移宅今作世間龍 이젠 연못을 나와 세상의 큰 용이 되려 하는구나
他日若得風雲會 장차 바람과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오르면
變化當作沛澤龍 반드시 세상을 다스리는 용이 되리라

어제시, 태조편
창덕궁 후원에 자리한 존덕정의 천장 내부장식
<해설>
국왕의 시문학이 본격적으로 시인다운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은 성종 이후부터이다. 태조부터 예종까지는 시심보다 조선의 창업과 나라의 안정을 바라는 내용이 시의 주된 주제였다. 특히 태조와 태종은 국왕과 신하 사이에 오고 간 산문이 많고, 개인의 정서를 표현한 시는 거의 없었다. 이 시는 새로운 나라를 창업하고, 국왕이 되고자 하는 태조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국왕들의 시문을 모아둔 《열성어제列聖御製》에 실린 것이 아니라, 숙종 때 이식李植과 이단하李端夏가 목판본으로 발간한 《북관지北關誌》에 기록되어 있다. 《북관지》는 함경도의 행정실태, 제도, 역사, 인물, 풍속, 자연 등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
이 책에 따르면 “태조가 함흥에 살면서 남에게 모함을 받아 투옥됐는데, 어느 날 점을 잘 치는 간수가 옥중에 상서로운 기운을 느끼고 관찰사에게 아뢰기를 “제가 옥중을 바라보건대 왕기가 서려 있습니다. 이 모(태조를 가리킴)씨는 범상한 인물이 아니니, 조심스레 석방하고 벌주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하자, 관찰사가 이상하게 여기고 즉시 석방하며 이성계에게 ‘용龍’ 세 자를 운으로 불러 주면서 시를 짓게 하였다”라고 한다.
칠언절구로 된 이시는 3구에만 ‘용龍’ 자가 없고 나머지엔 모두 들어간다. 1구의 ‘요락지瑤落池’는 태조의 고향인 함경도 영흥에 있는 연못 이름이고, 마지막 시구에 나오는 ‘패택沛澤’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패택의 어원은 중국 한 고조의 고향이 패군인데, 그가 훗날 천자의 자리에 오른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글/사진 이태훈. 에디터 박성일기자 rnopark99@asiatoday.co.kr


임금의 시, 어제시(御製詩)?
어제시는 왕이 직접 지은 詩를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태조부터 철종 때까지 다양한 어제시가 수록되어 있다. 조선왕조실록 이외에도 어제시를 104권에 걸쳐 별도 모아 놓은 ‘열성어제(列聖御製)’가 있다.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왕조가 생성되고 소멸하였지만, 우리 조선왕조만큼 기록으로 남긴 왕조는 드물다. 단순히 매일 반복되는 왕의 일상만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임금이 고뇌하고 번민하는 마음마저 기록한 어제시는 독보적인 우리의 찬란한 기록문화유산이다.

<이태훈 작가>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이태훈은 스포츠서울과 월간조선에서 10여 년간 기자 생활을 했다. 현재는 여행 칼럼니스트이자 신세계 TV 쇼핑 여행 패널, KBS, MBC, MBN, 불교방송, 국악방송 등 라디오 패널, 기업과 관공서 인문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 80여 개국을 여행했고, 저서로는 <조선궁궐>, <한옥>, <여행의 신세계>, <끌리다·거닐다·홀리다>, <예술의 도시>, <뷰티풀 티베트>, <뷰티풀 유럽>, <일생에 한번은 꼭 만나야 할 곳 100>, <하늘에서 본 대한민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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