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예산안·법률안 처리 등 남은 정기국회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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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22일 “국민의힘은 참고 또 참았다”면서 “이제 판을 엎겠다면, 있는 힘을 다해 총력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공수처의 무리한 급발진이 국회를 멈출 만큼 시급한 사안인지 여당은 심사숙고하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국회 보이콧 상황까지 갈 수 있다”며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법개정을 밀어붙인다면 예산안과 법률안 처리 등 남은 정기국회 일정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문재인 정권은 이제 곧 국회에서, 광장에서 짓밟힌 풀들이 일어서서 아우성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면서 “대란대치(大亂大治)를 끝장내려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공수처법·예산안, 동시 처리” vs 국민의힘 “정기국회 보이콧” 배수진
반면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예고한 대로 이 달 안에 국회 법사위에서 공수처법 개정 작업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법안소위를 거쳐 30일 전체회의 의결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2일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2일이 내년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이어서 공수처법과 함께 동시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법이 개정되면 현재의 추천위가 바로 회의를 열어, 기존 예비후보 10명 중에서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2일에 법 개정이 이뤄지면 이튿날인 3일 후보자가 추천되고, 대통령 지명을 거쳐 20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치르고 연내 임명까지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개정법은 공수처장 추천위 의결 정족수를 기존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로 낮추거나 추천위 추천 시한을 정하는 등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여야 원내대표는 23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공수처장 추천을 포함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주 원내대표는 ‘박 의장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를 재소집해 추천위가 현행법에 따른 처장 후보 선임 절차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당의 입장이 첨예해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