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전략적 육성 카테고리로 발전
출시되면 수명 2~3개월…스테디셀러도 고민
마카롱 인기는 속 빈 ‘뻥카롱’ 사례 딛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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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에서 ‘쫀득한 마카롱’ 등 히트 상품을 배출해 낸 양윤정(33)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디저트 상품기획자(MD)를 만났다. 양 MD는 “편의점의 신성장동력인 디저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계는 해당 카테고리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했다.
편의점 디저트 인기의 물꼬를 튼 상품은 단연 마카롱이다. 디저트 상품군은 상품 교체 주기가 유독 짧지만 CU는 2014년부터 마카롱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다. 생산이 까다로운 마카롱의 특성상 속이 빈 상태의 ‘뻥카롱’이 나오기 십상이었다는 게 양 MD의 설명이다. “2~3번 정도 실패하면서 편의점에서 마카롱은 시기상조일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신제품 개발을 위해 진행한 대학생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마음을 바꿨죠. ‘편의점에 있었으면 하는 디저트 1위’가 바로 마카롱이었거든요.”
결국 상품개발팀과 MD팀이 힘을 합쳐 수개월간 상품 개발 및 물류 테스트를 거쳐 현재의 ‘쫀득한 마카롱’을 내놨다. 지난해 출시한 쫀득한 마카롱은 어느덧 출시 2년 차의 ‘편의점 디저트 고참’이 됐다. 양 MD는 “마카롱 용기를 생산하는 업체에서도 제품이 부족해서 이틀 정도는 임시용기에 넣은 적도 있다”고 했다.
편의점 디저트의 평균수명을 2~3개월 정도로 업계는 본다. 점포에 데뷔한 신상품이 소비자에게 평가받는 기간은 2~3주, 여기서 매출이 더 오를지, 꺾일지는 출시 2개월 차에 결정된다. 최근엔 이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다. 양 MD의 최대 고민도 ‘상품의 생명주기를 어떻게 하면 더 늘릴 수 있을까’이다.
“디저트는 수작업으로 섬세하게 만들어야 하는 상품이라 단가가 높습니다. 유통기한도 냉장 사흘 정도로 비교적 짧아 점포에서 오래 살아남기는 힘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고객 입맛에 맞춘 상품이 필요하죠.”
디저트는 편의점 매대 중 최신 유행을 잘 반영해야 하고 교체 시기도 빠른 만큼 MD들은 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 양 MD도 여느 기획자들과 마찬가지로 SNS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그는 “SNS 주 이용층과 디저트 소비층의 교집합이 가장 높다”면서 “요즘에는 발로 뛰는 시장조사도 중요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소통이 아주 유용하다”고 말했다. 때론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콘텐츠일지라도 이른바 ‘드립’이나 ‘짤’로 승화시키기에 적절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입소문을 탄 디저트는 매출로 이어진다.
다가오는 연말의 편의점 디저트 판도는 어떨까. 트렌드를 잘 타는 품목인 만큼 코로나19 시국이 적극 반영돼 여느 해와는 달라진 풍경이 예상된다. 자유롭게 외부 모임과 파티를 즐기지 못하는 대신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양 MD는 “4분기에는 홈파티 콘셉트로 깔끔하게 잘라져 있거나 나눠먹기 좋은 형태의 디저트가 인기를 얻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12월에는 이런 추세에 맞춘 상품들을 시리즈로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