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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기차 세금의 합리화 방향

[칼럼] 전기차 세금의 합리화 방향

기사승인 2021. 01.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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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의 소비 증진을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 지원, 취득 시 자동차세 감면, 유류세 감면 등이 그렇다. 특히 같은 도로를 사용하면서도 전기차는 유류세에 포함된 교통에너지환경세(이하 교통세)를 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유류세는 화석연료에 부과되는 세금이므로 전기차는 당연히 내지 않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유류세는 80%가 교통세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인프라 구축과 도로 이용 등 여러 재원이 소요되는 전기차 운용에도 합리적인 조세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은 최근 몇 년 새 가속도가 붙으면서 충전소 등의 전기차 관련 인프라 또한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교통세의 목적에 비추어볼 때, 교통세는 교통 인프라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에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전기차 이용자는 부가가치세와 전력산업기반금만 납세할 뿐, 교통세의 납세대상에서는 배제된다. 전기차 관련 부대시설의 비용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보유자들이 부담하고, 정작 전기차 보유자는 면세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유류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 물질 전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클린디젤’이라며 저공해차로 인식됐던 경유차가 휘발유에 비해 더 낮은 교통세를 납부하는 점은 모순이다. 환경 공해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것이다.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휘발유차와 비교해 9.7배가 더 높다. 또한 영국 교통성에서는 배기가스보다 차량 타이어 마모와 브레이크 패드 등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환경 공해 기준에 따른 휘발유와 경유의 차등 납세의 타당성을 잃어가는 가운데 최근 국가기후 환경 회의에서는 두 유류의 상대가격을 현행 100:80에서 OECD 평균인 100:90 이상으로 높이자는 안건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볼 때 친환경차라고 불리는 전기차 또한 환경에 무해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나 전기차를 위한 전력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류세수가 감소한다는 점도 정부 세수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통세제는 화석연료 소비량에 기반해 짜여 있기 때문에 전기차에 대한 교통세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유류세는 매우 중요한 도로 건설 재원이다. 미국의 경우 주 고속도로 건설비용의 40%, 연방 고속도로 건설비용의 90%가 유류세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매년 약 20조원 이상의 유류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늘어나는 친환경차 보급을 대비하지 않는다면 유류세 수입의 감소를 감당하기 어렵다.

호주는 전기차에도 도로교통이용료를 부과하는 교통세제를 새로 마련했다. 남호주의 롭 루카스 재무장관은 2021년 7월부터 전기차에 도로교통이용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여러 주 정부에서도 이를 고려하고 있다. 이들 주 정부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레 발생한 세수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전기차에도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전기차의 경우 유류세를 내지 않아 일종의 무임승차 문제가 발생하므로 조세의 형평성을 고려하기 위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과세를 하지 않는 것은 바그너와 애덤 스미스 등이 주장한 조세의 원칙과 부합하지 않는다. 애덤 스미스는 조세의 원칙을 얘기하면서 세금은 각자의 능력에 비례하고, 국가의 보호 아래 누리는 이익에 비례해야 한다는 공평의 원칙을 주장했다. 바그너는 세금의 부담은 보편적으로 배분되어야 한다는 공정의 원칙, 재정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충분한 조세 수입을 거둬야 한다는 과세의 충분성의 원칙을 주장했다.

전기차는 그 연료가 전기로 친환경적이긴 하지만, 다른 자동차와 동일하게 도로를 이용하고 있으며 전기차 인프라, 수소차 인프라 등을 구축하는데 정부의 비용도 많이 소요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공평의 원칙, 과세의 충분성 원칙 등에도 부합하므로 합리적인 조세 개편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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