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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자제품 끝판왕’ 전기차서 미래 성장 동력 찾다

삼성 ‘전자제품 끝판왕’ 전기차서 미래 성장 동력 찾다

기사승인 2021. 01. 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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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모바일' 전기차…애플·LG 등 전자업체 참여
삼성, 핵심 부품인 반도체·MLCC·배터리 기술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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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산업계의 최대 이슈는 전기차다. 완성차업계는 물론 애플과 LG그룹 같은 전자업체들까지 이 분야의 미래를 보고 뛰어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애플은 전기차가 전자업계가 가야할 길이란 점을 일찍이 깨달았다.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제프 윌리엄스는 “자동차는 궁극의 모바일 기기”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삼성도 전기차를 전자제품의 ‘끝판왕’으로 여겨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건 재계에선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전기차 제조를 위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은 전기차의 필수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배터리, 반도체(프로세서·센서),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전기차의 일부 부품을 공급하는 데 그치는 데 반해 삼성은 필요한 거의 모든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 아직까지 삼성은 ‘애플카’처럼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진 않으나 부품군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차량용 반도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18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차량용 반도체를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바이오와 함께 4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지정해 꾸준히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회장이 차량용 반도체에 주목하는 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서 꼭 필요한 시장이어서다. 실제 자율주행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 대비 반도체 부품이 배 이상 들어간다. 이 때문에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2018년 323억달러(약 35조원)에서 2025년 655억달러(약 71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 공략을 위해 2019년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오셀 오토’를 출시했다. 엑시노스 오토는 아우디·BMW 등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은 자체 칩 제작 외에도 인수합병을 통해 단시간 내 차량용 반도체 기술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수후보 중 유력했던 5G관련 반도체 설계회사인 자일링스를 인수하지 않자 이 부회장이 원하는 인수 대상이 인피니온·NXP 같은 주요 차량용 반도체 설계회사란 관측이 제기됐다.

반도체에 비하면 MLCC는 삼성이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기차 구동기관에 쓰이는 MLCC는 고온·고압을 견디는 고사양 제품이다. MLCC는 전자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필수 부품이다. 글로벌 MLCC 시장은 소수 업체가 좌우하는데 고사양 전기차용 MLCC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기를 비롯해 일본 무라타제작소·다이오유덴 정도 뿐이다.

이 부회장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전장용 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현장을 찾아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강조했다. 전기차 발전 속도에 맞춰 MLCC 기술 개발의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한 것이다.

배터리도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다. 삼성SDI는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배터리 공급사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되는 차기 배터리 공급사에 삼성SDI가 낙점될 경우 삼성·현대차그룹의 첫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이 예상된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SDI가 가장 앞서 있지만 일본 토요타·미국 전기차 배터리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가 지난해 12월 기술개발을 공표하면서 뒤쫓는 형국이다. 이에 삼성SDI는 2023년 소형 셀, 2025년 대형 셀을 대상으로 각각 검증을 마쳐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아 시장 판도를 바꾼다는 목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 SDI는 하이니켈 NCA 양극재와 실리콘 계열의 음극재를 적용하면서 기존 배터리 대비 성능을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전고체 배터리 또한 준비하고 있어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전기차 사업 니즈에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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