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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소형원전에 관심을 갖는 까닭은

[취재뒷담화]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소형원전에 관심을 갖는 까닭은

기사승인 2021. 01.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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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본사
“가는 곳마다 소형모듈원전(SMR)의 차세대 원전이라는 얘기가 들리더군요.”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원자력업계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SMR에 관심을 갖은 이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고 합니다. 회의에 참석한 원자력계 관계자는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이사인 정 사장이 세계 각국 에너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교류하며 SMR에 주목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SMR은 말 그대로 300메가와트(MW) 이하의 소형 원전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원전 노형인 ‘APR-1400’의 설비용량(1400MW)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입니다.

파이낸싱(자금조달) 허들에 넘어지기 일쑤인 대형 원전 사업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증설이 용이합니다. 작기 때문에 대형 원전보다 안전여유도를 더 높이는 등 안전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는데요, 분산형 전원이라는 특성을 살려 전력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이나 극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 향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저탄소 전원인 SMR은 탄소중립 바람을 타고 더 각광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 약 1만8400여기로 추산되는 노후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일본 등은 탄소중립 달성방안으로 차세대 소형원전을 지목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수원이 대형 원전 수출을 타진하고 있는 체코에서도 SMR에 관심을 보였다고 하니 국내 유일 원전 운영사 수장인 정 사장이 SMR에 마음이 끌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다만 정 사장은 미국 뉴스케일과 SMR을 공동 개발하거나 투자하는 방안과 자체 개발을 두고 고민했다고 전해집니다. 뉴스케일의 SMR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심사를 통과하는 등 개발에서 가장 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 사장의 선택은 독자적인 SMR 개발이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미국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자체 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형 혁신소형모듈원자로(i-SMR) 사업 기획에 나섰습니다. 혁신기술이 집약된 i-SMR 개발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수소생산·담수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그린뉴딜 정책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비전도 제시했습니다. 이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표준설계 및 인허가 획득을 목표로 합니다.

정 사장은 오는 4월이면 임기를 마치게 됩니다. 그가 사장으로서 i-SMR의 결실을 보지 못하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쳐 i-SMR이 세계 시장을 휩쓸기를 바라 봅니다. 그 때가 되면 i-SMR이 정 사장의 마지막 유산으로 평가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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