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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오른 알페스, 남녀갈등으로 번지나

도마 오른 알페스, 남녀갈등으로 번지나

기사승인 2021. 01. 1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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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스(RPS)’ 이용자들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글./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n번방 사태, 인공지능(AI) 챗봇 성희롱 등 사이버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아이돌 팬픽 장르물인 ‘알페스(RPS)’와 ‘딥페이크(Deep Fake)’까지 도마에 올랐다. 이번 논란은 일부 남초(男超) 커뮤니티에서 “알페스도 엄밀히 말하면 성범죄”라고 주장하며 남녀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알페스(Real Person Slash·실존 인물을 커플처럼 엮는 행위)는 아이돌 팬픽(Fan Fiction) 중 BL(Boys Love)물로 90년대 말 아이돌 시장 활성화와 함께 생겨났다. 최근 제작자들이 실제 인물을 두고 도를 넘는 성관계 장면을 노골적으로 묘사해 갖은 비판이 일고 있다.

랩퍼 손심바가 지난 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페스는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 소라넷, n번방보다 잔인한 성범죄라고 주장하며 본격적인 논란이 시작됐다.

그의 주장은 ‘AI 이루다’의 서비스 중단과 함께 각종 남초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게 됐다. “이루다를 성희롱한 게 문제라면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한 알페스가 더 큰 문제”라는 논리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알페스 제작·유포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랩퍼 키디비를 비롯한 여성들은 “언제부터 남자들이 이렇게 성희롱에 예민했냐”며 “여성이 대상화된 각종 성범죄에서는 입 다물고 있더니 알페스에만 분노하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알페스’를 둘러싼 논란은 ‘딥페이크’까지 이어졌다. ‘딥페이크’란 AI 기술을 이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합성물을 일컫는다. 주로 노출이 많은 사진에 여성 연예인들의 얼굴을 합성하는 식으로 유포돼왔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딥페이크’와 관련한 청원글도 올라온 상태다. 두 청원 모두 이날 오후 2시 15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으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법조계에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에 이용한 음란행위에 해당해 처벌이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남초 커뮤니티는 알페스가 지인 능욕을 하는 딥페이크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지만 알페스는 팬픽에 불과하다. 알페스에 권력 관계에 따른 성 착취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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