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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무색케 한 무기 박람회, 중동 100조 시장 잡아라

코로나도 무색케 한 무기 박람회, 중동 100조 시장 잡아라

기사승인 2021. 02. 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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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 전략폭격기(오른쪽)가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F-15s 전투기 편대의 엄호를 받으며 페르시아만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몇 달간 엄격한 이동 제한을 유지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성대한 무기 박람회가 열렸다. 중동의 여전한 정세 불안 속에 100조원 시장을 잡기 위한 세계 주요 무기업체들의 각축전이 치열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아부다비에서는 7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격년제로 열리는 중동 지역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인 ‘IDEX 2021’이 개막해 첫날 약 13억6000만달러(약 1조5102억원)의 무기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는 2019년 발표를 뛰어넘는 규모다. 계약은 이어져 22일에는 UAE가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과 26억1400만 디르함(약 7914억원) 규모의 패트리엇 미사일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UAE 국영 WAM 통신이 전했다. UAE는 스웨덴 업체 사브와도 37억4200만달러(약 1조1000억원) 상당의 G6000 조기경보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를 포함한 에미리트 고위 관리들은 현장에 마련된 900여개 전시장을 돌며 2021년 최신 무기 트렌드를 직접 점검했다. 엄격한 코로나19 통제에도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수많은 외국인들에게 하늘 길을 연 건 아부다비 왕국이 이 무기 박람회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표시라고 통신은 풀이했다.

중동은 여전히 세계의 화약고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최근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리비아·시리아·예멘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리전 양상으로 중동지역 무기량이 최근 5년간 61%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방 전문가들은 올해 코로나19 대유행과 낮은 유가 탓에 중동국가들의 예산이 쪼그라들면서 군비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2021년 중동 전체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9.4% 감소한 906억달러(약 100조584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국방 정보 제공업체인 IHS제인스는 내다봤다. 결정적인 원인은 이란발 변수다. 이란은 중동 지역의 군사비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찰스 포레스터 IHS제인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힘을 과시하기 시작하면 미사일 방어와 방공 시스템이 바로 여기(중동)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100조 시장을 잡기 위해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쪽은 중국이다. AP통신은 “미국이 다소 주춤했던 가운데 세계 2위의 무기제조국 중국은 무장 드론과 함께 실물 크기의 탄도미사일 ‘파이어드래곤’을 전시해 관계자들의 발걸음을 잡았다”고 했다. 폴란드의 WB그룹에서는 ‘자살 드론’이 장갑차를 폭파하기 위해 엄청난 높이에서 추락하는 영상을 틀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업체들의 경우 현대로템, 한화디펜스, LIG넥스원, 기아 등이 참가해서 세일즈 활동에 임했다. 이밖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무인기에서 세르비아 대포까지 세계의 무기들이 망라됐다.

바이어들도 바빴다. 체첸 지역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는 방대한 무기들을 시찰했고 지난 5년간 세계 최대 무기수입국으로 꼽힌 사우디아라비아는 자체 전시관을 열어 방위 대국의 꿈을 담은 ‘비전 2030’을 홍보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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