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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전기차 ‘Made in USA‘… 제2의 앨라배마 공장 될까

현대차그룹, 전기차 ‘Made in USA‘… 제2의 앨라배마 공장 될까

기사승인 2021. 05.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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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8조원 투자 현지생산 추진
신뢰도·브랜드 이미지 상승 노려
전기차 전용 플랫폼 경쟁력 바탕
테슬라 이은 美 시장 2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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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전경./제공 =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왜 미국에 8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현지 생산에 나서기로 했을까.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전기차 육성 의지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 있고 협력해야 할 빅테크 기업들이 즐비한 미국은 미래차 선점을 위한 중요한 고지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일각에선 정 회장의 이번 투자가 정몽구 명예회장이 혜안으로 2005년 설립해 십수년간 성공적으로 미국 생산 시대를 끌어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연상케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브랜드 신뢰도를 끌어올린 ‘Made in USA’의 힘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수출 18만8293대 중 88.8%인 16만7259대가 현대차·기아의 몫이었다. 이 중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 포함) 수출은 총 3만2838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4%나 늘었다. 특히 전기차는 1만2172대로 17.6% 상승했다.

전기차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5년간 8조원을 투자해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을 계획 중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급성장하는 미국 시장의 잠재력이다. 메리츠증권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는 130만대, 미국은 33만대에 불과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뛰어넘는 전기차 생산·판매를 목표로 하면서 약 200조원의 정부 예산 지출이 결정됐다. 그렇게 급성장하는 미국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는 게 현대차의 목적이라고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미국에서 약 7000대 수준의 전기차를 팔았다. 테슬라의 20만6000대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그런 현대차가 과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현지 점유율이 테슬라에 이어 2위 수준에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차질을 빚고 있지만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아이오닉5와 EV6는 이미 양산에 들어갔고 해외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테슬라·GM·폭스바겐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쟁사들은 파생 플랫폼에 불과해 현대차와 같은 전용 플랫폼 전기차와 비교하면 경쟁력이 미미하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

특히 현재 미국 내 전기차 생산설비를 보유한 업체는 테슬라와 GM, 포드, 닛산 뿐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 아메리카’를 외치며 자국내 생산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현지 생산은 각종 무역장벽을 깰 수 있는 방법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현대차가 과거 앨라바마 공장을 설립하며 얻은 가장 큰 효과는 브랜드 신뢰도의 상승이다. 미국 소비자는 ‘Made in USA’ 현대차에 신뢰를 보냈고 브랜드 이미지는 현지 고용, 지역경제 효과와 더불어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다. 이미 전기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 톱티어 기업인 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갖추고 있어 현지 공급도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지 생산이 이뤄진다면 애플과 구글 등 현지에 다양한 거대 IT기업, 즉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 역시 높아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로보택시 등 미래차 영역에서 현대차가 손잡고 벌일 사업이 많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이미 엔비디아 및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협업하면서 경쟁력을 내재화하기 시작했고, 이는 자율주행으로 넘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투자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UAM, 자율주행, 로보틱스, 수소연료를 활용한 사업도 추진된다. 이미 현대차는 국내에서 더딘 UAM 사업을 미국법인을 통해 M&A 및 실증, 인증 등에 나서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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