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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 경영승계, 일감몰아주기·위장계열사 문제에 ‘삐걱’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 경영승계, 일감몰아주기·위장계열사 문제에 ‘삐걱’

기사승인 2021. 06.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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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이앤티 일감몰아주기 여부 놓고 공정위와 법정 싸움 지속
박태영 사장 최대주주 서영이앤티 몸집 키워 승계자금 마련 계획 차질
박문덕 회장 친족 회사 5곳, 공정위 위장계열사 조사도 부담
하이트진로(아투)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건 경영 승계와 위장계열사 문제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승진한 두 자녀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과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으로의 경영 승계 작업의 핵심인 서영이앤티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위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데다, 친인척이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5개 회사가 위장계열사 문제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으면서 총수일가에 대한 부정적 시각마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두 사안 모두 법정 다툼과 공정위 조사가 계류된 상태지만,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당분간 이로 인한 잡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하이트진로와 법원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공정위를 상대로 대법원에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취소’ 소송과 관련해 지난 4월 15일 ‘상고이유보충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지난해 3월 시작한 이 소송은 박태영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서영이앤티에 하이트진로가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로 공정위가 하이트진로에 79억5000만원, 서영이앤티에 15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 하이트진로가 불복하면서 진행 중이다. 이 소송과 함께 박태영 사장과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2019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지난해 5월 1심 제판에서 각각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2심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경영 승계를 위해 2007년부터 복잡한 승계작업을 진행해 왔다. 2007년 박태영 사장이 생맥주 기기 납품업체인 서영이앤티를 인수했고, 2008년 박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하이트맥주 지분 9.8%를 갖고 있는 하이스코트를 서영이앤티에 무상 증여했다. 다음 단계로 하이트맥주 지분 0.5%를 보유하고 있던 근대화유통을 서영이앤티가 흡수합병했다. 근대화유통은 박 회장이 7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회사다.

이후 하이스코트를 분할해 하이트맥주 지분 9.8%를 보유한 삼진인베스트를 설립했다. 박 회장은 그룹을 지주사 체계로 전환하고 지주사인 하이트홀딩스가 박 회장·삼진인베스트·서영이앤티 등을 대상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서영이앤티는 하이트홀딩스 지분 24.66%를 보유하게 됐다. 서영이앤티는 다시 삼진인베스트를 흡수합병하며 2010년 하이트맥주와 진로 합병을 통해 출범한 하이트진로홀딩스의 2대 주주 자리를 확고히 했다. 현재 박태영 사장은 서영이앤티의 지분 58.4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공을 들인 경영 승계를 확실히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서영이앤티의 몸집을 키워 박태영 사장의 실탄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지만 공정위에 발목을 잡힌 셈이 됐다. 실제로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제기된 이후 서영이앤티의 그룹 의존도는 낮아진 상태다.

지난해 서영이앤티의 매출 1047억원 가운데 그룹 계열사 매출은 226억원으로 22%의 그룹 의존도를 기록했고, 하이트진로 대상 매출이 224억원이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2015년 760억원 대비 38% 늘어났지만 성장률은 조금씩 낮아지는 모습이다. 실제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 신장률은 22%였던데 반해, 지난해에는 15%에 그쳤다.

이와 함께 공정위에 계류 중인 총수 일가 보유 위장계열사 문제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박 회장의 친척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송정·대우컴바인·대우패키지·대우화학·연암 등 5개 회사를 계열사에 편입시켰고, 공정위는 이들 기업이 꾸준히 내부거래가 있음에도 공시를 하지 않은 점을 들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의 그룹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대우컴바인 91.6%, 대우화학 89.1%, 대우패키지 17.3%, 연암 31.9%(9월 말 기준), 송정 4.2%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승계 작업이 공정위로 인해 제동이 걸리며 법적 공방 등이 이어지고 있어 박 회장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경영승계 과정이 공론화되고 친족들이 보유한 회사들이 위장계열사 논란에 휘말리는 이슈로 총수일가에 대한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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