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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택시에서 내리려던 중국인들이 미터기에 찍힌 택시요금을 보고 시비를 걸었다. “택시비가 왜 이리 많아. 이거 엉터리 아냐?” 묵묵히 운전대를 잡고 있던 택시 기사가 그제서야 목에 힘을 주고 응답을 했다. “이 미터기 ‘메이드 인 차이나’올시다.” 중국과 중국인의 무도한 행패가 도를 넘고 있다. 이번에는 본국으로 긴급소환된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의 출신지까지 조작하고 나섰다. 그녀는 중국 태생이다.
그런데 잇단 폭행사건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하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그녀를 ‘한국계’라고 억지 주장하는 댓글을 잇달아 올린 것이다. 그 나라에 그 국민이다. 중국이 외치는 대국굴기와 중화민족의 부흥은 문명의 중심이라는 우월감과 함께 인접국에 대한 멸시와 모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자유와 평등과 인권이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도외시하는 일당독재 국가체제의 민낯이 그렇다.
광복 후 유행한 민요의 가사에 ‘미국놈 믿지말고, 소련놈에 속지마라. 일본놈 일어나고, 중국놈에 중(죽)는다, 조선사람 조심해라’란 구절이 있었다. 7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설득력을 지닌 신랄한 비유이다. 우리는 이렇게 강대국 사람 뒤에는 ‘놈’ 자를 붙였다. 그들의 행패에 대한 저항과 자존의식의 반영이었을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의 2030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국가로 중국을 지목했다.
또한 한국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도 중국을 꼽았다. 일제 강점과 독도 영유권 문제 등에 따른 전통적인 반일(反日) 정서가 반중(反中) 정서로 뒤집힌 것이다. 미세먼지나 감염병 유포에다 동북공정의 역사왜곡과 김치, 한복 등의 종주국 강변이 젊은 세대의 중국 혐오를 키웠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여전히 ‘놈’ 자의 반감을 드러내는 반면 중국과 북한은 ‘분’으로 받들고 있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