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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체크] TSMC 앞서가고 인텔 추격하고…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파운드리 승부수는

[CEO 체크] TSMC 앞서가고 인텔 추격하고…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파운드리 승부수는

기사승인 2021. 07.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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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질주 속 인텔도 바짝 추격
'샌드위치' 삼성, 전략적 결단 시급
전문가 "총수부재로 의사결정 늦어"
"1위 위해선 규모의 싸움서 이겨야"
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 이익의 95% 이상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나오는 반면, 매년 10조원 이상 투자로 힘을 싣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 성과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추격하려는 TSMC는 통 큰 투자 베팅으로 애플, 인텔 등 큰 고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세계 최강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종합반도체 세계 1위 인텔은 파운드리 3위 기업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타진하며 2위 삼성전자를 위협한다.

하지만 총수 없는 삼성은 대규모 투자 결정 앞에서 좌고우면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격변기,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반도체 성과를 주도해 나가야할 김기남 반도체(DS)부문 대표이사(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모리 쏠림현상…반도체 영업익 95%는 메모리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은 7조~7조3000억원가량으로, 전체 영업이익(12조50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선다. 2분기 매출 63조원 중 반도체 매출 추정치는 22조∼22조7000억원으로 35% 안팎이다.

반도체 실적 대부분은 D램,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에서 나왔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메모리에서만 매출 17조∼18조원, 영업이익은 6조8000억∼7조원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비메모리의 2분기 매출은 4조8000억∼4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2000억∼30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가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극심한 쏠림현상은 삼성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가 파운드리만으로 40%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비메모리 성적은 아쉬움을 더한다. TSMC는 지난 15일 2분기 영업이익이 52억100만 달러(약 5조9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4분기 연속 최대 실적이다.

◇“낮은 수율…대규모 투자에 장고”
삼성전자가 비메모리에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파운드리 수율(투입 수에 대한 완성된 양품의 비율)이 잘 잡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5나노 파운드리 수율 문제로 대형 신규 고객사 확보가 지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TSMC가 대형 투자로 독보적인 파운드리 1위 입지를 굳히려하는 것도 삼성에 위협 요소다. TSMC는 올 초 280억 달러(약 31조4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4월 향후 3년 동안 1000억 달러(약 112조4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에 2030년까지 10년간 투자하겠다고 밝힌 171조원의 85%가량을 TSMC는 3년 내에 쏟아붓는 셈이다. TSMC는 최근 일본 공장 증설 계획도 밝혀, 향후 3~4년새에 최대 10개의 생산시설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인텔까지 파운드리 시장에 합세하며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최근 세계 파운드리 3위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거침없는 투자행보를 이어가는 TSMC, 인텔과 달리 삼성전자의 고민은 길어지고 있다. 김기남 부회장은 지난 5월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 경제 관련 행사에서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달여가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재용 부회장 부재 상황에서 보수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는 경영진들의 의사 결정이 늦어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면서도, 삼성의 심사숙고가 예상보다 더 길다는 반응이다.

◇“대규모 투자로 규모의 싸움에서 이겨야”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2030년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최첨단 공정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첨단공정만 본다면 삼성전자와 TSMC의 기술 격차는 크지 않다”며 “TSMC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로 규모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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