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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적자 줄였지만… ‘후판값’ 재무개선 암초되나

삼성중공업, 적자 줄였지만… ‘후판값’ 재무개선 암초되나

기사승인 2021. 07. 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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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손실충당금 3720억원 반영
적자규모 시장 전망치 훨씬 웃돌아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최대급 LNG운반선. 출처=삼성중공업
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하면서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7155억원, 영업손실 437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4% 늘었고, 손실은 지속됐지만 적자폭은 38.1% 개선됐다. 당기순손실도 전년 동기 7043억원에서 34.5% 줄어든 4474억원으로 나타났다.

적자폭은 전년 동기 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실 규모는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중공업의 2분기 매출액 1조7042억원, 영업손실 1377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즉, 실제 영업손실 규모가 시장 전망치보다 3배가량 많았던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적자 지속의 이유로 하반기 강재가 인상 요인에 따른 원가 증가 예상분 3720억원을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보수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철강사들이 철광석·연료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조선용 후판 소비량 증가 등을 이유로 하반기 큰 폭의 강재가 인상을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올 들어 선박 건조의 20%를 차지하는 후판(두께 6mm이상의 철판) 등 강재가격이 급격히 치솟으면서 조선사들의 적자 우려는 지속 제기돼왔다. 앞서 업계에서 제일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89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바 있다. 당시 한국조선해양은 “급격한 철강재 가격 인상 추세로 조선부문에서 8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미리 반영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쯤 되면서 삼성중공업의 재무개선 작업이 후판가격에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오랜 적자로 인해 현재 5대 1무상감자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골자로 하는 재무개선 작업을 시행 중이다.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3조1505억원에서 6301억원으로 줄이게 되면 자본잠식 우려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후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차입금과 부채비율 또한 200% 아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확실한 재무개선 효과를 위해선 실질적인 이익창출이 절실하다. 적자가 이어지는 경우 밑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할 수 있어서다. 강재가가 잡히지 않는 경우 적자 탈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강재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은 이미 예정됐던 것”이라며 “향후 강재가 안정, 선사 상승에 따라 재무상황이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까지는 적자가 전망되지만 재무 조치로 버틸 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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