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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럭셔리 입원’ 마케팅 제재한다더니…약무이사가 ‘광고중’

한의협 ‘럭셔리 입원’ 마케팅 제재한다더니…약무이사가 ‘광고중’

기사승인 2021. 08. 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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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인상 논란 일자 한의협, 지난 4월 "시정하겠다"
인터넷·커뮤니티 등 '럭셔리 한의원' 광고 여전히 성행
일반병실 없애 상급병실 개조…장기입원 권유로 수익 챙겨
호텔입원
이른바 ‘호텔식 입원’을 강조하는 한 한의원 측의 광고사진
‘고급 매트리스 침대’, ‘어메니티 구비’, ‘넷플릭스 TV’, ‘최신 안마의자’ 등을 광고하는 일부 한의원의 초호화 마케팅 전략을 제지해야 할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의 현직 이사가 자신의 럭셔리 한의원을 버젓이 광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의원의 호화 병실, 불필요한 입원 권유 행태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일자 한의협은 지난 4월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5일 한의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가벼운 교통사고 환자에게조차 상급병실에서의 장기 입원을 권유하면서 자동차 보험회사를 상대로 고액의 보험료를 얻어 수익을 일부 한의원들의 일탈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상급병실은 3인실 이하의 병실로, 입원하면 기본 입원료 외에 추가로 병실료를 부담해야 한다. 현재 자동차보험 운전자 대부분이 대인담보 무제한에 가입한 상태로, 진단서 없이 통증만 호소해도 모든 치료비가 보험 처리된다. 환자는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고도 일주일까지 상급병실 입원이 가능하다.

지난 4월 자동차보험 상위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에 따르면 상해급수 12∼14급 경상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는 의과(병의원)가 지난 2019년 기준 32만 2000원인데 반해 한방은 2배가 넘는 76만 4000원에 달했다. 특히 일부 한의원은 지난해 전체 입원진료비 중 상급병실료 비중만 7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문제는 일부 한의원들이 수익을 위해 일반병실을 상급병실로 개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병상이 10개 이하인 한의원은 일반병실이 없어도 된다는 규정을 악용, 고급 1~2인 병실을 10개 꽉 채워 개조해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한의원들의 호텔식 입원에 대한 과도한 홍보 때문에 입원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까지 장기 입원을 유도, 높은 보험비를 지출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자칫 전체 보험비 인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한의협은 “일부 한의원에 국한된 문제”라면서도 개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과 커뮤니티 등엔 해당 방식의 한의원 광고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태다. 특히 럭셔리 한의원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 한의원 대표가 한의협 약무이사로 재직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의협이 사실상 자정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의협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과도한 마케팅에 대해선 한의협 차원에서 꾸준히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권고해 나가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해당 한의원 광고와 관련해선 이사 측과 직접 연락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약무이사는 “상급병실 마케팅 자체보다는, 10개 병상 이하인 한의원들이 무제한으로 보험비를 청구할 수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해당 문제들에 대해선 시정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나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한의원 광고 글은 시정하고 삭제조치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광고심의위원회 등과의 꾸준한 논의를 통해 한의협 차원에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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