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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멈춰있는 D램 ‘기술력’…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

삼성전자, 멈춰있는 D램 ‘기술력’…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

기사승인 2021. 09.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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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세계 최초' 타이틀 뺏긴 삼성전자 위기론
'미래 성장성' 평가 점수 '하락'…브랜드 평가도 10단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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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메모리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로 4~5년간 자리를 비운 사이 경쟁 기업에 비해 ‘투자 속도’ 및 ‘반도체 기술력’이 한 발 늦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TSMC 등에 기술 주도권을 뺏기며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선이 많아진 것으로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마이크론에게 4세대 10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 D램 양산 ‘세계 최초’ 타이틀을 뺏겼다. 여기에 대만 파운드리 전문기업 TSMC도 내년 7월경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제품을 양산을 결정해 삼성을 앞서나가자, 삼성전자는 최근 ‘지고 있는 해’라는 씁쓸한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 기업들은 첨단기술을 선점할 뿐 아니라 반도체 시장에 막대한 투자액을 쏟고, 후발 기업들은 인수합병(M&A)으로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며 시장 확대 싸움에 가담하는 형국이다. 실제로 TSMC는 올 초 280억달러(약 31조4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4월 향후 3년 동안 1000억 달러(약 112조4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인텔도 유럽에 110조원가량을 들여 생산시설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글로벌 반도체 투자 경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악재 속에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영국의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퓨처브랜드가 발표한 ‘2021 글로벌 브랜드 톱 100’에서도 13위를 기록했다. 평가 참가자 가운데 ‘향후 3년 동안 삼성전자가 더 성장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69%로 TSMC(74%)보다 낮은 점을 놓고 삼성전자 내에서도 뼈아프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삼성전자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제자리 수준일 것’이라는 답변은 24%에서 27%로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준공 계획 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막대한 자금·외교적 역량 등이 수반돼야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삼성전자의 고군분투만으로는 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지원은 K-반도체 전망까지 어둡게 한다는 목소리다.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자국 기업에 규제 개선과 세제 지원, 매칭 투자 등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오랜 기간이 걸리는 ‘K-반도체 벨트’ 정책을 발표했을 뿐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정부가 우리 기업이 글로벌적으로 경쟁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며 “K-반도체 벨트 정책이 최대한 기업에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도록 규정해 빠르게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한 발 늦고 있는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R&D 부분에 투자하는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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