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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하나은행장, ‘WM명가’ 지위 확보로 ‘리딩뱅크’ 도전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WM명가’ 지위 확보로 ‘리딩뱅크’ 도전장

기사승인 2021. 09.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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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분기 승부처 선 은행장]
④"분석 끝" 박성호 하나은행장, 리딩뱅크 경쟁 나선다
무리한 대출보다 WM영업 집중
퇴직연금 20조 클럽 이름 올려
신탁보수 개편해 수익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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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하나은행장이 ‘리딩뱅크’에 도전하기 위해 비이자수익 확대 중심 영업젼략을 펼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4대 은행중 가장 낮은 여신 점유율 탓에 역대 최고 실적을 냈음에도 순익 규모 4위에 그쳤다. 이대로면 4년 동안 지켜왔던 연간 순익 규모 3위 자리를 우리은행에 내줄수도 있다. 그럼에도 박 행장은 이에 맞춰 무리하게 대출 성장을 꾀하기보다는 ‘잘해왔던’ 자산관리(WM)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강점이 있는 자산관리 부문을 성장시켜 수수료 수익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그는 취임 직후부터 “서비스 중심의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객 유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장기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최초로 PB(Private Banking) 영업을 선보인 ‘자산관리 명가(名家)’답게 우량고객 중심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연금부터 사후 신탁까지 확대한 것도 ‘충성고객’ 유치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PB를 통한 영업이익은 본부별 현장지원을 동원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까지는 성공했고 1년 전에 비해 24%가 성장했다. 4분기에는 비대면 서비스도 확대해 확실한 영업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이 외에도 영업점마다 PB외 고객의 자산관리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퇴직연금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에만 적립금 1조1000억원이 늘어나 ‘2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4대 은행 중 세 번째로 적립금 20조원을 넘겼다.

개인금융 외에,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투자를 늘리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달 산업은행과의 업무 제휴도 이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산업은행이 벤처기업, 혁신성장 기업 등에 대한 기업금융 노하우가 풍부한 만큼 이를 공유해 성장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나 녹색금융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자산관리의 비대면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이자수익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여신은 취약계층 지원 중심으로 공급하며 현 수준을 유지하고, 비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성장하겠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박 행장은 직전에 자산관리 부문 부행장을 맡으면서 관련 비즈니스를 꿰고 있다. 또 IT 계열사 하나금융티아이(TI) 사장을 역임하면서 디지털 역량도 갖춘 인물이다. 본인의 두 가지 전문영역을 융합해 자산관리와 신탁, 연금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면서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비즈니스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VIP영업이 핵심이다. 하나은행은 약 3년 만에 우량고객 전용 점포 ‘클럽원’을 서울 한남동에 추가 개점했다. 향후 강남점 개점도 예정됐다. 박 행장은 이를 통해 DLF·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신뢰가 떨어진 PB사업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현재 하나은행 PB 영업이익은 7월 기준 약 360억원 수준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이 대거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갔던 2020년 3월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현재 자산규모 10억원 이상 고객은 1만3651명, 5억원 이상 고객은 3만7806명으로 총 관리자산은 58조원에 달한다. PB고객이 아니더라도 영업점마다 자산관리 전담 인력으로 569명의 VM(VIP Master)을 배치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관리 영역 내에서 연금, 신탁 등으로 확장해 우량 장기 고객을 유치하는 것도 박 행장의 전략 중 하나다. 퇴직연금 사업은 최근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적립금 20조원을 넘어서면서 퇴직연금 전 사업자 중 삼성생명, 신한은행, 국민은행 다음으로 4위에 등극했다. 4분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이달 퇴직연금 사후관리를 위한 수익률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고, 연내에는 ETF를 신탁 방식으로 편입해 EMP펀드 투자도 활성화하는 등 상품군도 다각화할 예정이다.

4대 은행 중 점유율 2위인 신탁규모도 더 키우겠다는 목표다. 지난달 하나은행은 세무, 법률, 부동산 전문가 조직과 상속, 증여 전문가 조직을 통합해 100년 리빙트러스트센터를 출범시켰다. 또 신탁 보수 체계를 바꿔 수익률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상품 가입만 해도 지급하는 기본 보수를 최소화하고, 투자상품 수익률에 따라 보수를 수취하도록 개편해 수익률 신장으로 고객을 더 유치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기업금융은 투자를 중심으로 확대한다. 지난달 산업은행과의 업무 제휴도 투자 역량 증진을 위한 전략 중 하나다. 혁신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와 금융지원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기업금융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공동 투자 등으로 발전시킬 가능성도 있다. 또 연말 조직개편에서는 기업금융 부문에도 플랫폼 조직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빠르게 선보이기 위해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상향을 위해 PB 등을 통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수수료 수익이나, 녹색금융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 조달 및 혁신기업 투자 등으로 기업금융 부문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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