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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재판!] ‘의료기기 영업사원’에 대리수술 맡긴 국립중앙의료원 의사 1심서 벌금형

[오늘, 이 재판!] ‘의료기기 영업사원’에 대리수술 맡긴 국립중앙의료원 의사 1심서 벌금형

기사승인 2021. 10. 0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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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이 척추체 만들어 집도의에 전달…재판부 "의료행위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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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판매업체 영업사원에게 대리수술 행위를 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립중앙의료원 의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신혁재 부장판사는 의료법 위반 교사 혐의로 기소된 전 국립중앙의료원 신경외과 과장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의료기기 영업사원 B씨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18년 9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B씨를 자신이 집도하는 척추체 제거수술에 참여시키고, 수술 보조행위를 시킨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당시 환자의 몸에서 적출한 뼈 조각을 의료용 기구에 넣어 인공 척추체를 만들고 이를 A씨에게 전달하는 등의 의료행위를 했다. A씨는 B씨가 건넨 인공 척추체를 환자의 몸에 삽입했다.

A씨는 이 사건외 다수의 대리수술 의혹이 제기돼 지난 2018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고 의료원 직위가 해제됐다.

A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B씨가 한 인공 척추체를 만드는 행위 자체는 이를 신체에 이식하는 행위와 구분돼야 한다”며 “인공 척추체를 만드는 행위 자체는 외과적 시술이 아니고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행위가 아니다. 또 보건위생상의 위해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의료법 위반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부장판사는 “B씨의 행위는 골 이식 과정에서 연속적으로 이뤄지는 수술의 일부이고, 골편의 상태에 따라 유합 성공률에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의사의 감독 하에 의료인을 통해 수행하는 것이 필요한 의료행위에 해당된다”며 “수술 결과가 환자에게 구체적 위험을 초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B씨는 의료법상 규정된 의료인이나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의료기사에도 해당되지 않아, 독자적으로 혹은 A씨의 지시·감독이 있더라도 위와 같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의료 전문가들 역시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해 ‘B씨가 한 행위는 척추 유합술을 위한 행위이며 수술과 별개로 볼 수 없다. 의료인을 통해 수행하는 것이 필요한 의료행위에 해당된다고 사료된다’는 소견을 냈다. 보건복지부도 ‘기성품(반제품) 상태의 척추체를 집도의에게 건네는 것과는 달리 평가해야 한다. 보건위생상 위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사건은 비의료인이 수술실에 들어가 직접 집도의를 도운 사건으로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수술실 내 CCTV 도입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은 사건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데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실 출입 금지, 수술실 CCTV 설치 등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한편 B씨로부터 해외 항공권과 숙박권을 제공받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C씨와 D씨 등 의사 2명에게도 각각 벌금 150만원이 선고됐다. C씨 등은 항공료 등 각 328만여원, 370만여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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