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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불티나는’ 컬러강판… 동국제강, ‘S1’ 초격차 승부수 띄운다

[르포] ‘불티나는’ 컬러강판… 동국제강, ‘S1’ 초격차 승부수 띄운다

기사승인 2021. 10. 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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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장 가보니… 철저한 품질관리 ‘눈길’
9월 S1CCL 본격 가동… 고품질·저비용 효과
선제 대응 본격 결실… "조만간 신제품 선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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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만난 김성일 앱스틸 생산팀 부장이 컬러강판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제공=동국제강
“작년 7월부터 컬러강판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1000여명의 직원이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며 24시간 풀(full) 생산체제에 들어갔지만 납기를 못 맞출 수준이었죠. 하지만 적절한 시기 S1CCL의 증설을 통해 안정적 납기가 가능해졌습니다. 현재는 대략 5개월 치 선주문이 마감된 상황입니다”

지난 14일 부산시 남구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만난 김성일 동국제강 앱스틸 생산팀 부장은 최근 폭증하는 컬러강판 수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S1CCL 태스크포스팀(TFT)으로 기획부터 준공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는 그는 회사의 시기적절한 투자와 기술개발이 초격자의 원동력이라 설명했다.

프리미엄 가전 요구가 늘고 있는데다 코로나19로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컬러강판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컬러강판은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컬러강판 생산량은 158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늘었다.

동국제강 부산공장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돌아가고 있다. 동국제강은 1972년 국내 최초로 컬러강판을 생산한 이래 줄곧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해 온 컬러강판 명가다. 2010년말 장세욱 부회장 취임과 동시에 ‘글로벌 넘버 1 컬러 코팅 컴퍼니’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본격 질적·양적 성장을 추진해왔다. 이에 힘입어 현재는 삼성·LG를 비롯해 글로벌 가전사인 샤프·파나소닉 등 전 세계 총 89개국, 1793개의 글로벌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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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부산공장 내부전경/제공=동국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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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부산공장 내부전경/제공=동국제강
이날 부산공장 곳곳에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동국제강의 초격차 전략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초격차의 기본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철저한 품질관리가 눈길을 끌었다.

동국제강 컬러강판 설비는 크게 △연속산세압연(PLTCM) △연속용융아연도금라인(5CGL) △착색도장설비(CCL) 단계로 이뤄진다. 공장 내 부두를 통해 들여온 열연코일을 세척·압력을 가해 일정한 두께로 만들고, 이후 불순물을 제거와 열처리를 통해 디자인을 입히는 식이다. 처음에 군데군데 녹이 쓸어 사용할 수 없었던 열연코일은 각 공정을 거치면서 우윳빛깔 냉연강판으로 변하고 이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컬러강판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컬러강판은 고품질 표면을 요구하는 제품으로 아주 작은 결함도 부적합의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티·이물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설비 장치마다 각각의 방진막을 설치해 보호하고 있었다. 또한 방진막으로는 모든 먼지를 차단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양압설비를 통해 필터링을 거친 깨끗한 공기만을 내부로 유입하고 있다는 게 동국제강의 설명이다. 특히 단계가 고도화될수록 더욱 까다로운 품질관리가 필요해 CCL단계에서는 바닥에 누워도 될 정도로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울러 부적합 개선을 위해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의 도입·운영도 눈에 띄었다. 실제 기계화된 장비가 라인 곳곳에 배치돼 있어 공장 내부에서도 근로자들이 수작업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한 공정당 6~7명의 인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공정은 한 치의 오차 없는 시계태엽처럼 정확하고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동국제강은 작업자가 수동으로 코일용 지관을 삽입하던 절차를 로봇을 활용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함과 동시에 생산성 증대와 제품 품질을 향상시켰다. 또한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작업자 없이도 코일을 운반할 수 있는 자동 코일 운반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각 라인별 맞춤형 제품 투입을 통해 품질 수준을 엄격히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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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동국제강 부산공장 S1CCL 준공식에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발언하는 모습/제공=동국제강
특히 동국제강은 지난 9월 라미나강판 전용 라인(S1CCL) 상업화를 개시하며 초격차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컬러강판 시장 점유율은 동국제강이 3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후발업체가 넘볼 수 없을 정도의 투자를 통해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준공된 공장의 명칭이 10CCL이 아닌 S1CCL(Special 1CCL)이란 점에서도 회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라미나는 강판에 특수 필름을 부착해 색상·무늬·질감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라미나 기법이 적용된 컬러강판은 주로 프리미엄 가전제품 혹은 건축용 내·외장재로 활용된다. 라미나강판은 제조 공정이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숙련된 기술 없이는 만들 수 없는 까다로운 제품이다. 하지만 동국제강의 경우 약 50년간 축적해온 연구개발(R&D) 역량과 노하우로 라미나강판 대량 상업화에 성공했다.

기존 총 8개의 라인 75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던 동국제강은 이번 증설로 9개 라인에서 연간 85만톤 분량의 컬러강판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평균 가정용 사이즈 냉장고 1대당 10킬로의 컬러강판이 사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연간 냉장고 85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김성일 부장은 “S1CCL은 기존 공정과 달리 1600mm의 광폭 및 라미나 전용 라인 구성으로 기존대비 고품질·저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라미나·UV 관련 신제품 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어 조만간 많은 신제품이 개발·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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