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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백바지’ 입은 회장님…조용병의 유연하고 민첩한 리더십

[취재후일담] ‘백바지’ 입은 회장님…조용병의 유연하고 민첩한 리더십

기사승인 2021. 11.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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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정장(사진)이 아닌 캐주얼 차림으로 하반기 경영 방향을 공유하는 ‘신한문화포럼’을 주최했다. /제공=신한금융
‘회장님=정장’ 공식을 깨버린 CEO가 있습니다.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룹의 하반기 경영방향을 공개한 지난 7월 ‘신한문화포럼’에서 그는 푸른색 스웨트 셔츠와 일명 ‘백바지’로 불리는 흰색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파격적인 옷차림에서는 조 회장의 고민도 묻어납니다. 은행의 보수적 문화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돼있다고 볼 수 있죠. 은행은 그동안 이자이익이라는 핵심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해 왔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경쟁자로 등장한 데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 현재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조 회장은 그룹 사령탑을 맡은 이후 늘 변화를 이끌어왔습니다. 보수적인 정통 ‘은행맨’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죠. 국내 금융그룹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국제무대에서의 역할도 늘려가고 있습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위드 코로나’ 시작과 함께 금융그룹 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해외 출장을 떠나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조 회장은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에서의 IR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아시아 민간금융사 최초로 초청받아 토론회에도 참석했습니다. 출장 일정은 오는 14일까지 꽉 차있습니다.

이번 출장에서 조 회장은 태블릿 PC를 가져가 그룹 ‘비전토크 회의’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비전토크 회의는 신한문화포럼 이후 거의 매주 열리는 회의로, 그룹의 문화 전환을 위해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격식을 갖춘 정식 회의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대화’에 가깝기 때문에, 조 회장은 해외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비대면으로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그만큼 조 회장이 ‘리딩금융그룹’을 되찾기 위한 기업 문화 재정립에 진심을 다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국외 IR을 직접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경영 전략에 반영하기로 유명했는데요. 연말을 앞두고 국외 출장을 다녀오는 만큼 이번 출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내년 신한금융의 ‘청사진’을 구상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2년만에 진행한 이번 출장에서 조 회장은 어떤 변화를 그렸을까요? 손보사 인수카드로 종합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만큼, 리딩금융그룹 재탈환을 넘어 ‘글로벌 일류’로 나아가는 신한금융의 10년 뒤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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