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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6주년]“부동산·불공정·청년실업 해결해야 ‘미래성장’ 그린다”

[창간 16주년]“부동산·불공정·청년실업 해결해야 ‘미래성장’ 그린다”

기사승인 2021. 11. 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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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다시 뛰는 대한민국 전문가 좌담
이효성 "정파·분열 정치 깊은 반성 필요"
최광범 "국민 지지 받는 언론 환경 중요"
김병희 "ESG 경영은 경제회복의 기회"
이찬희 "좌절감·계층간 갈등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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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창간 16주년 특집 ‘위드 코로나, 다시 뛰는 대한민국’ 좌담회에 참석한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과 최광범 한국언론진흥재단 전문위원, 김병희 서원대 교수,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왼쪽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 2년 대한민국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아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갔고 결국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

이에 아시아투데이는 창간 16주년을 맞아 ‘위드 코로나,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단하는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에는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성균관대 명예교수·전 방송통신위원장), 최광범 한국언론진흥재단 전문위원(전 ‘신문과방송’ 편집장·아시아투데이 독자권익위원),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전 한국광고학회장·아시아투데이 독자권익위원),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전 대한변호사협회장·아시아투데이 자문위원)이 참가했다.

좌담은 △2021년 한국사회 진단 △2022년 20대 대선이 갖는 의미 △위드 코로나 시대 한국사회 전망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등 4가지 소주제를 두고 참가자들이 순차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송의주 기자
이효성 주필 =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대처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최대의 과제였지만 백신이 출시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서서히 팬데믹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한국은 방역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백신 확보에 기민하지 못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빠른 접종의 시행으로 이달부터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한편으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한 번도, 그리고 어느 곳도 봉쇄를 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선진국들처럼 산업이 완전히 마비되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한국은 경제회복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더 유리한 입장에 있고, 실제로 수출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경제 성장률도 4%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인한 많은 자영업체들의 폐업, 집값의 급격한 상승에서 비롯된 부동산 문제, 공정성 시비 및 청년 실업 문제 등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자연스럽게 이들 문제들의 해법이 4개월여를 앞둔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될 전망이며 차기 정부의 가장 중대한 과제들이 될 것이다.

최광범 위원 =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모든 국민이 코로나19에 짓눌린 답답한 한 해였다. 다만 첫 해였던 지난해 1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조차 몰라 허둥댔다면, 올해는 백신 접종완료률이 80%에 다다르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로 들어 섰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 갈 것 같은 희망을 낳게한다. 지난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A조 5차전 UAE와의 경기에는 3만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 문제가 국민을 분노케한 해 이기도 했다. 아파트 값 폭등은 지역간 세대간 갈등을 낳는 불씨가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는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하는 요인이기도 했다. 정치와 사회분야가 국민의 스트레스를 쌓이게 했다면, 문화분야는 우리 모두에게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영화 ‘미나리’로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라는 OTT미디어를 통해 전세계를 강타했다. 여기에 BTS는 세계 음악팬들을 사로잡았던 한해였다.

김병희 교수 = 상투적인 표현일 수 있지만 정말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4월 7일 재보궐 선거에서는 서울특별시장과 부산광역시장이 야당으로 교체됨으로써,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이란 성격을 지녔다. 문재인정부의 말기에 여당이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참패한 것은 ‘내로남불’에 실망한 국민들의 의견이 표출된 성격이 짙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가 올해에도 우리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셧다운,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제도를 시행했다. 대한민국은 낮은 백신 보급율과 방심으로 4차 대유행을 초래했지만, 이후 백신접종이 속도를 내 접종률 70%를 달성함으로써, 11월 1일부터 독감처럼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돌입했다. 근로시간 주 52시간 단축이 대한민국 모든 49~5인 이상 기업에서 시행됨으로써,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한 것도 올해 한국사회의 특징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휘발유 가격이 올라 9월에 리터당 1800원을 기록했고, 11월에 들어서 요소수 부족 파동이 일어난 것은 한국 사회가 에너지 문제에 얼마나 취약한 지 보여줬다. LH 사태는 2030대 세대에게 절망을 안겼다. 그들은 미래가 암울하다고 생각하며, LH 사태로 인해 내집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졌다며 현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주요 암호화폐들의 하루 거래액이 코스피를 능가하기도 했다. 5월부터는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에서 과세, 채굴 금지 등의 정책이 나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지만, 9~10월부터는 각국이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되면서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에 빠르게 상승해 역대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에서 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80여 개국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면서, BTS 음악과 영화 ‘기생충’에서 시작된 신한류 열풍이 분 것도 잊지 못할 현상이다.

이찬희 변호사 = 코로나19를 처음 접한 2020년을 전대미문의 재앙 앞에 놓여진 ‘공포와 순응’의 시간이라고 한다면, 올해는 한마디로 ‘분노와 좌절’의 시간이었다. 이는 민심이 반영된 2020년 4월 15일 총선과 올해 4월 7일 서울시장 등 재보궐선거를 비교해보면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등 경제정책의 실패로 인해 여당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리 여당의 압승이었다. 핸드폰을 이용한 동선 파악과 공개 등 인권침해의 여지가 다분히 있었지만, 코로나19의 공포 속에서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K-방역’이라는 홍보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당쟁 등으로 권력층이 무능과 이기심을 보여줄 때 외세의 침략에 대항해 하나로 뭉치는 우리 민족의 DNA가 긍정적으로 발휘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불과 1년 후에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은 참패했다. 강화된 코로나19 방역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고, 자영업자 등 서민을 중심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누적되자 그동안 눌러왔던 정부·여당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최광범 언론재단 전문위원 인터뷰
최광범 한국언론진흥재단 전문위원. /송의주 기자
이효성 주필 = 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에게는 전화위복의 측면도 없지 않다. 그 자체는 우리에게도 커다란 고통을 안겨준 재난임이 분명하지만 다른 그 어느 선진국보다 코로나에 대한 대처를 잘 함으로써 한국이라는 나라를 세계에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의 보건 의료 체계뿐만 아니라 디지털 행정 체계, 우수한 제조업, 유구한 역사와 문화도 새롭게 세계인들의 눈에 들어오게 됐다. 그 결과 한국은 세계 그 어느 나라 못지않은 선진국으로 인정받게 됐다. 게다가 케이 팝, 영화, 드라마 등을 비롯한 한류도 그 성과를 더욱 드높인 한 해였다. 이제 한국은 명실 공히 하드 파워(경제력·군사력)에서나 소프트 파워(민주주의·외교·교육·문화 등)에서나 선진국이다. 우리는 이러한 선진국 지위를 확고히 다지고 높여가기 위해서 이미 우리가 잘 하고 있는 보건의료 서비스와 교육 서비스 이외의 분야 즉 주택 서비스, 어린이 및 어르신 돌봄 서비스, 통신 서비스 등도 보편적 기본 서비스로 정착시키고, 한반도의 정치적 안정을 기하고 남북 관계 개선을 이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한국의 지도자와 정부는 이런 과제를 제대로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20대 대선은 매우 중요하다.

김병희 교수 = 20대 대선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국가 발전의 미래 비전’을 제세하는데 있다. 현재 세대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마치 계급투쟁 같다. 세대 갈등의 본질은 신자유주의 질서에 의한 갈등이자 계급투쟁 같은 성격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대 구도는 향후 정치 갈등을 압도하는 균열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2030 세대가 보수화됐다고 표현지만 그들은 보수화되지 않고 ‘탈이념화’를 추구할 뿐이다. 그들은 과거의 20~30대처럼 이념에 얽매이지도 정당에 소속되지도 않으며, 이슈에 따라 투표를 하는 세대가 됐다. 현재에 실망한 중도층과 2030 계층이 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비전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대 대선에서는 20~30대 유권자들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게 될 것이다. 대선 후보들은 아픈 청춘을 위로하며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찬희 변호사 = ‘차선(次善)이 아니라 차악(次惡)을 뽑아야 하는 선거’라는 탄식이 있을 정도로 현재 여야 대선후보를 둘러싸고 수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 운영의 정책과 비전 제시는 실종되고, 비리와 추문만 폭로하는 선거전을 지켜보며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만 커지고 있다. 20대 대선이 실시되는 내년 3월까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예상된다. 결국 20대 대선은 코로나19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시될 것이고, 이러한 어려움을 가장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를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다. 한계가 있는 열성 지지층만으로는 절대 선거를 통해 집권할 수 없다.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해야 집권할 수 있는데, 중도층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항상 조용히 투표로서 의사를 표시한다. ‘국민은 항상 옳다’라고 한다. 국민은 자기보호 본능이 있다. 5년 임기의 시한부 정부가 갖는 한계를 망각하고 사탕발림성 퍼주기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를 걸러내고 백년지대계의 정책을 제안하는 대통령을 선출할 것이다. 내년 대선은 쉽게 종식되지 않을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 대한민국의 현 세대와 미래 세대가 인간다운 삶을 살수 있게 만드는 지도자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최광범 위원 = 문재인정부 5년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파탄난 헌정질서를 되돌리는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초기에는 적폐청산이란 말이 공감대를 이뤘다. 적폐청산과 새로운 도약이 병행했어야 했는데, 마지막 2년은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느라 새로운 도약을 이루진 못했다. 내년 대선을 통해 출범할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한국호를 재발진 시켜야 한다. 코로나19는 양극화를 심화했다. 심화되는 빈부격차는 모든 사회 갈등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20대 대선은 이런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경쟁이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입장에서는 ‘잔인한 대선’이 전개되고 있다. 유력 여야 후보에게 쌍특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 정도다. 이는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극단적인 정쟁이 계속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됐던 미국의 5년전 모습이 우리에게 펼쳐지는 듯하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증오의 정치가 아닌 포용의 정치가 우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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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이효성 주필 = 코로나19는 인류의 삶이 과거와 같을 수는 없을 것임을 말해주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삶이 그 이전과 완전히 달라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정치권은 여전히 공방을 벌일 것이고, 경제는 언제나 그랬듯 좋아졌다 나빠졌다 할 것이고,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계속 발생해 일부는 해결되고 일부는 만성이 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은 코로나19와 같이 전 세계를 곤란에 빠뜨리는 돌발 변수가 나타나도 속수무책으로 우왕좌왕하지 말고 과거의 체험을 통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고 그것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우리 모두가 공동체를 위해 당국과 전문가들의 주문과 조언을 잘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를 통해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해 코로나19의 방역에 잘 활용해 성과를 냈다. 앞으로는 비단 전염병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에서 그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정치권은 위기 앞에서 정파적 이익보다는 우리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우리 정치권과 일부 언론과 일부 세력은 위기 앞에서도 정파적 이익을 얼마나 초월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찬희 변호사 =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국내외적으로 정치에 대한 불신은 높았지만,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삶의 영역에서 정치의 비중이 높지 않거나 심지어는 무관심해도 살아가는데 큰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생활방식의 변화가 생기면서 대면을 통한 소통보다는 SNS나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방식에 의한 정보 취득이 많아지게 됐다. 이는 종전처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다른 사람과의 토론이나 정보교환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통한 검증 없이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정보에 의해 자신의 의사를 결정할 위험이 높아졌다.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자극적인 부분을 내세워 여론을 선동하거나 심지어 왜곡하는 폐해가 정치 분야에 등장하는 것을 막을 견제장치가 필요하다. 이런 역할을 할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되는 건전한 사회단체나 언론매체가 활성화되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현 정부의 지원을 받은 단체의 운영상 문제점이 재연되지 않도록 지원을 받는 단체나 매체를 통제하고 감독하는 시스템의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

김병희 교수 = 주요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천문학적 재정 지원을 하고 유동성 방출을 함으로써 팬더믹발 위기를 안정시키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에서 살아남고 성장한 언택트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크게 넓히면서 부익부빈익빈 현상과 플랫폼의 독점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최근 KPMG가 11개국 500명의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내년까지는 비즈니스 정상화가 어렵다는 응답이 45%에 이르렀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중국의 테크기업 규제, 환경 이슈와 에너지 수급 불균형,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도 예측했다. ‘위드 코로나’ 정착에 따른 보복소비가 이뤄지더라도 전반적인 소비 수준은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세계 경제는 탄소중립 논쟁을 비롯해 디지털 전환이나 언택트(비대면) 산업의 융성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직면해있다. 한계기업 증가, 가계부채 증대, 저출산·고령화 문제 같은 사회적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경제 회복의 기회가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 내외로 계속 둔화됐고 경제 역동성도 위축되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각 정당에 ‘20대 대선에 바란다.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을 전달하면서, 경제의 지속발전 토대 재구축, 사회구성원의 행복증진, 국가발전의 해법과 변화 만들기라는 3대 명제를 제시했다. 이 명제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빌 클린턴이 1992년의 대선에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고 했듯이, 우리나라의 20대 대선에서도 후보들이 경제문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되면서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가 얼마나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ESG는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윤리경영을 실천해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경영 철학이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ESG 지수를 기업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으로 설정해왔다. 우리 기업에서도 이윤 추구와 팽창에만 치중하지 말고 ESG의 경영 철학을 실천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우리 경제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광범 위원 = 코로나19가 부정적인 측면만 있었던 건 아니다. 비효율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재택근무로도 가능한 일들을 수없이 찾아냈다. 저출산문제 해결책으로 연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제세미나 같은 무분별한 해외출장이 아니더라도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같은 비슷한 효과를 보기도 했다. 유튜브 중계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행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도 했다. 대학을 비롯한 모든 학교의 화상교육은 교수·교사 같은 교육공급자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재난지원금, 지역화폐 등 생소했던 단어들이 국민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경조사 문화를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허례허식이었지만 누구도 손 댈 수 없는 영역이었지만, 자연스럽게 가족 중심의 경조사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흑사병으로 유럽인구가 크게 줄면서 자본주의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가 좋든 싫든 우리사회에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이찬희 변호사 앉은 자세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이효성 주필 = 이제 대한민국은 명실 공히 선진국이다. 그것도 일류 선진국들보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국민의 생명을 더 잘 지켜낸 최고의 선진국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경제력에서 세계 9위, 군사력에서 세계 6위, 제조업에서 독일·중국에 이어 세계 3위, 30-50 클럽에서 개인 GDP로는 일본과 이탈리아를 제치고 7개 국가 중에 5위다. 게다가 반도체, 2차 전지, 철강, 조선, 자동차, 가전, 디스플레이, 금형, 원전, 방위산업, 문화 산업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 기업들은 나름대로 잘 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정치권과 정부다. 과거 어느 기업가는 우리의 “기업은 2류, 관료는 3류, 정치는 4류”라고 지적한 바도 있다. 우리 정치는 미래의 먹거리나 부익부 빈익빈 개선이나 남북 관계의 발전이나 남북통일을 위한 정책 등으로 건설적인 경쟁을 하기 보다는 정파적 이익을 위해 비난과 반대만을 일삼는 분열의 정치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관료와 정부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과감한 규제 개혁 등에 나서야 함에도 오히려 기득권의 이익을 비호하며 규제 개혁에 저항하거나 소극적이지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 관료와 정부는 새로운 시대와 상황에 맞춰 기득권의 저항을 물리치고 과감한 규제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최광범 위원 = 코로나19는 환경문제다. 코로나19 피해가 심한 지역의 특징은 인구밀집 지역이었다. 발원지였던 중국 우한(武漢), 초기 피해가 컸던 이탈리아를 롬바르디아, 우리나라 대구 지역의 특징은 내륙의 인구밀집지역이란 특징이 있다. 해안지역보다 피해가 컸다. 우리에게 일깨운 건 환경의 중요성이었다. 코로나19 백신 수급을 보면서 우리가 백신(제약)분야에서 얼마나 뒤쳐졌는지 알게됐다. 그게 성과였다고 본다. 우리가 경제 강국으로 급부상 했지만 취약한 면을 백일하에 드러낸 것이다. 반도체·자동차 등 특정 분야에 편중된 산업구조가 미래산업 전반으로 확산 돼야 한다고 본다. 융합형 사고와 정책도 더 없이 중요해졌다. 비근한 사례지만 요소수 사태는 강력한 매연 저감 정책을 펼치면서 파생될 문제를 철저하게 대비하지 못했을 때 어떤 파장이 불러오는 지를 잘 보여줬다. 우리와 관계없어 보였던 국가간의 무역분쟁이 이런 큰 문제로 비화되기까지 하는 세상이다. 무엇보다 언론이 바로서야 한다. 우리 사회는 유형이든 무형이든 권력이 있는 기관이나 분야에서 변화가 없거나 느리다. 언론과 검찰이 그랬다. 검찰은 비록 외부의 강요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탄생하고 경찰에 권한이 상당부분 이양되는 등의 가시적인 변화가 있다. 그러나 언론은 그렇지 못하다.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국민적 지지를 받는 언론을 갖고 있다. BBC와 가디언은 영국에서,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에서 그렇다. 일본은 NHK와 아사히신문이 있다. 한국의 전통언론들은 정치적으로는 정파지로 경제적으로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정적인 기사와 광고주 편향적인 기사를 양산하는 현실이다.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가장 공정한 보도가 이뤄지는 문화부분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찬희 변호사 =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 특히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서민들로 하여금 불안과 좌절감을 맛보게 한 것이다. 이는 경제 활동의 희생까지 강요하는 강화된 방역조치의 결과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의 좌절감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생긴 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무너진 신뢰의 축을 다시 쌓아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부유층의 부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협력과 기부의 문화가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종전처럼 갈등을 조장하면서 세를 유지하거나 확산하려는 정치 풍토를 벗어나 거시적인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소통과 화합을 이끄는 정치권의 대폭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내년에 있을 대선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거를 통해 기존의 구태를 벗어나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실현하는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이제 매년 찾아오는 독감처럼 함께 하는 질병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국민들도 지금처럼 불안과 공포로 인한 폐쇄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참여하는 주인의식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김병희 교수 = 위드 코로나 시대에 우리 일상이 큰 변화를 맞았다. 아직도 코로나19의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지금은 전대미문의 사회적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역사의 정상적인 법칙이 중단되고 단기간에 불가능이 평범함으로 자리 잡았다며, 인류가 ‘역사적인 웜홀(wormhole, 서로 다른 두 시공간을 잇는 우주 공간의 지름길)’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코로나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마치 언젠가 코로나19 같은 재앙이 사람들 앞에 몰려올 것을 예상이나 했다는 듯이, 옛날 옛적부터 이런 속담들이 있었다. 비가 현재의 어려움을 뜻한다면, 땅은 더 단단한 내일을 의미할 터다. 지금 우리 앞에는 코로나19가 장마철에 내리는 폭우처럼 다가왔지만 언젠가는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뜰 것이다. 환경사상가인 토마스 베리(Thomas Berry)는 일찍이 ‘인간의 재발명’을 주창했다. 자연을 정복하며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해온 인간이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존재와 평화롭게 공존하는 새로운 종(種)으로 인간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서, 기존의 인간을 지구 생태계를 보호할 새로운 인간으로 개량하자는 도발적인 주장이었다. 코로나19는 우리 인간이 한없이 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환경인문학의 핵심 관심사는 사회와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있다.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인간을 ‘재발명’이란 개념을 모두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비대면의 광풍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의 변화가 속도가 더해지는 변화였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진행 방향의 변화나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사고 체계와 행동 방식을 크게 뒤흔들었다. 우리 모두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일상생활의 접점이 이전과는 다른 무엇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산업현장에서뿐만 아니라 개인 단위에서도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고민의 강도가 심해졌다. 혼돈의 시간에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속도의 경쟁을 걱정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제 방향을 모색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코로나 온 뒤에 우후죽순처럼 행복한 일상이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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