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사동맹의 최전선에서 근무했던 미군 수뇌부들의 민감한 발언을 둘러싼 아전인수식 해석과 과잉해석 또한 한·미 모두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한·미가 최신화에 합의한 새 연합 작전계획에 중국에 대한 대응 방안도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의 조건인 한국군의 능력과 관련해 아직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문재인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와 함께 유엔사 해체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이 이미 전역을 했고 개인 의견임을 강조했지만 워낙 폭발력이 큰 안보 현안들이어서 그 여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국방부, 우리 군(軍) 내부에서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공개 반박하고 있다. 한·미 정부 교체기를 비롯해 주한 미군 수뇌부와 주한 미 대사가 바뀔 때마다 외교·안보·군사 현안에 대한 이견과 갈등은 상존해왔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의 발언 중에 새겨 들어야 할 것은 없는지, 또 한·미 군사 동맹의 발전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직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미·중 간 전방위에 걸친 패권 전쟁이 격화될수록 한·미 동맹은 더욱 견고해져야 한다. 그렇다고 중요한 이웃나라인 중국을 공개적으로 적대시해서도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