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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큰 올해 보험시장…범띠 CEO, 디지털 전환 임무 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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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2. 01. 02. 18:05

IFRS17 도입 등 시장 변동성 확대
업황부진 속 미래동력 선제적 확보
편정범·김인태·박춘원·민기식 포진
호랑이 리더십 앞세워 디지털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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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 해’인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다. 올 한해는 오는 5일부터 본격 실시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2023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등으로 보험업계의 변동성이 큰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저축성보험 판매가 상대적으로 높은 생명보험사들은 IFRS17이 도입되면 타격이 커 올해를 맞는 자세가 남다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업황부진도 갈수록 심화돼 미래성장동력도 대비해야 한다. 이에 지난해 기업들은 세대교체·디지털전환에 중점을 둔 연말인사를 통해 선제적 대비에 나서기도 했다. 어느 해보다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는 생보사의 CEO들의 어깨는 그만큼 무겁다. 유난히 보험사 중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 결단력을 갖춘 호랑이의 기질을 띠는 범띠 CEO가 생보사에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CEO 중 유난히 생보사에 1962년생의 범띠 CEO가 집중돼 있다면서 이들은 호랑이를 상징하는 강력한 리더십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디지털전환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신창재 회장과 윤열현 대표와 함께 ‘삼각편대’의 한 꼭지점으로 대표에 오른 편 사장은 교보생명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올해 교보생명은 상반기 예정된 IPO(기업공개)는 물론 5일부터 본격 실시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 굵직굵직한 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중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해 디지털화를 통해 사업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추적 역할을 편 사장이 맡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화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내세우고 있는 양손잡이 경영의 핵심으로, 편 사장은 고객 밀착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고객의 금융이해도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금융교육서비스에 인문학적 요소를 담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고객 스스로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생애주기에 따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상품도 계획 중이다.

김인태 NH농협생명 대표도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비대면 트렌드의 확산과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등에 대한 대비책이다. 올해 경영전략을 ‘가치중심 질적 성장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로 정하고, ‘선진 경영관리체계 고도화를 통한 신회계제도 선제적 대응’ ‘핵심 부문별 최적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회사가치 극대화’ ‘중장기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사업기반 강화’ ‘경영 혁신활동 가속화를 통한 신성장 추진’ 등을 중점 추진방향으로 정했다. 특히 김 대표는 빅데이터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통한 업무 효율화를 높이고 있으며, 디지털전환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수익성 개선도 이루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익은 1142억원으로, 2012년 3월 독립법인 출범 후 최대 실적은 물론 5년 만에 순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NH농협생명이 2020년 3분기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는 점이다. 금리상승기에는 채권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결산시점의 채권가치가 떨어져 자본건전성 확충에 불리하다. 채권재분류는 한번 시행하면 향후 3년간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요즘같은 금리상승기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말 287%에서 올 3분기에는 223%로 떨어졌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당장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박춘원 흥국생명 대표는 임기만료가 오는 3월29일이지만 지난해 취임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 박 대표 취임 후 흥국생명의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익은 별도기준으로 142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00%로 끌어올리는 등 경영능력도 인정받았다. 취임 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합류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적극 추진하며 흥국생명의 미래 먹거리 준비도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화시스템과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차세대 시스템 사업은 보험과 금융 환경의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시대 고객의 니즈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 보험 업무 전반을 개편하고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다.

박 대표는 또한 인공지능 활용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변액보험시장 성장세에 맞춰 로보어드바이저업체와 손잡고 변액보험에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보험업을 이해하고 내부사정을 잘 아는 민 대표를 직접 초대 대표로 선임할 만큼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이 2556억원으로, KB국민은행(2조2003억원), KB증권(5433억원), KB국민카드(3741억원), KB손해보험(2692억원)에 이어 5번째로 큰 이익을 올렸다.

민 대표는 금융권 전반적인 기조인 디지털전환의 흐름에 맞춰 지난해 ‘스마트오피스’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디지털화하고, 옴니청약·원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디지털플랫폼을 만들어 영업활동의 편의성을 높이는데 힘썼다. 올해도 디지털화를 통해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KB생명보험과의 통합 작업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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