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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공모직 검사장’ 후폭풍…檢 내부 줄사표 움직임

‘외부 공모직 검사장’ 후폭풍…檢 내부 줄사표 움직임

기사승인 2022. 01. 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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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내부 "외부 인사 검사장 공모, 유례없는 일…어떻게 자리 지키고 있겠나"
대검 "구성원 걱정·염려 충분히 공감, 의견 개진할 것"…일선 검사장 등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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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중대재해전문가를 외부 공모로 뽑아 신규 검사장에 앉히겠다고 나서자, 검찰 내부에서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공모를 받아 중대재해전문가를 검사장에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검찰 내부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인사’라며 줄사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0일 검찰 내부에서는 중대재해 전문가라는 명분으로 외부에서 검사장을 공모하는 유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A차장검사는 “중대재해 전문가가 따로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간 검찰에서 산업재해 등 사건을 처리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있어 충분한데, 검사장을 따로 데려오겠다는 것은 이미 내정자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들이 수사 경험이 없는 검사장을 따를 수 있겠느냐”며 “이렇게 망가진 조직에서 일을 못 하겠다며 연락해 오는 후배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B부장검사는 “인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가라는 메시지”라며 “사표를 써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후배들한테 부끄러워서 어떻게 자리를 지키고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내부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되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진화에 나섰다. 김 총장은 법무부에 △검찰청법 등 인사 관련 법령과 직제 규정 취지에 저촉될 소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 △검찰 내부구성원들의 자존감과 사기 저하를 초래할 것 등의 이유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대검찰청에서도 일선 고검장과 검사장, 지청장들에게 “대검은 이번 임용 공고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걱정과 염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앞으로 검찰청법 34조에 따라 인사에 관한 검찰총장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검찰인사위원회 심의 시 필요한 의견을 충실히 제시하는 등 우려를 덜어드릴 수 있도록 다각도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보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노동운동을 한 친정권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등 비검찰 출신 인사들이 검사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명목상 산업재해 관련 사건을 주로 맡아 재판 경험이 많거나 관련 논문을 쓴 친정부 성향 인사를 임명하려고 외부 공모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검사장 출신 C변호사는 “이쯤 되면 챙겨줄 사람이 있지 않겠느냐”며 “검찰 조직을 이렇게 헤집어 놓으면, 정상으로 돌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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