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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日 재진출한 현대차…장재훈號 필승 카드 ‘전기차·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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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22. 02. 08. 17:50

아이오닉5·넥쏘 품질경쟁력 우위
100% 온라인 판매시스템도 구축
판매비중 1%대 시장 선점 자신감
낮은 한국車 선호도 극복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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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사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가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1년 일본 진출 이후 8년간 누적 1만5000대 판매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철수한 지 무려 12년 만이다. 장 사장은 아이오닉5를 필두로 한 신형 전기차를 전량 온라인 판매하는 방식으로 보수적인 일본 전기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일본에 이미 진출한 테슬라처럼 100%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현대차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온 장 사장이 일본 재진출을 깜짝 선언한 이유는 지금이 현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적기라는 판단에 있다. 일본은 연간 450만대 규모의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지만, 전기차 판매 비중은 아직 1% 미만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 다만 토종 브랜드인 도요타·혼다·닛산의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고,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차의 인기로 진입장벽이 높다. 장 사장은 일본 전기차 시장 개척은 물론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빠르게 구축해 성공적인 안착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현대차는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현지 미디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갖고,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장재훈 사장은 영상 인사말을 통해 “(승용 시장 철수 이후) 지난 12년간 현대차는 다양한 형태로 고민을 계속해왔다”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고객과 마주보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일본 승용차 시장에 도전하는 건 2009년 말 철수한 이후 12년 만으로, 현대차는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버스 등 상용 부문의 영업을 유지해왔다. 현대차는 일본 재진출을 위해 최근 일본법인의 법인명을 ‘현대차 일본법인’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변경하고, 일본 승용차마케팅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 정비를 마무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나려는 현대차의 목표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장 사장의 일본 필승 전략은 ‘온라인 판매’, ‘탄소중립 실현’, ‘카셰어링 도입’으로 요약된다. 우선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5월부터 온라인 판매하고, 7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특히 차량 선택부터 시승·견적·결제·배송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 ‘원스탑 온라인 세일즈’를 구축하고, 수리·정비 등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현지 카셰어링 서비스 ‘애니카’와 협업해 아이오닉5 100대를 투입하며, ‘고객 경험’의 폭도 넓힌다는 전략이다.

장 사장이 현대차의 일본 재진출을 주도한 건 현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닛산을 제외한 도요타·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는 대부분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일본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일본 정부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기존의 2배인 최대 80만엔(약 830만원)으로 늘리고,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본 자동차 시장의 토종 브랜드 점유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높은 진입장벽은 장 사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도로 폭이 좁고, 차고가 작은 탓에 경차를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특화형 모델이 필수적이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낮은 선호도 역시 장 사장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통해 풀어야 할 숙제다. 장 사장은 “현대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의 비전 아래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일본 시장은 배워 나가야 하는 장소임과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장소”라고 말했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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