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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놀래킨 권영수號 LG엔솔, 테슬라 원형전지로 위기속 반전…공격투자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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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

승인 : 2022. 04. 10. 18:27

테슬라 납품 원통형 전지 강세
1분기 매출 2.1%↑ 4조3424억
영업익은 2589억으로 24% 감소
실적 대폭 악화 전망 깨고 선방
① LG에너지솔루션 CEO 권영수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납품하는 원통형 전지 강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큰 폭의 실적 악화를 점쳤던 시장 예상보다 950억원 큰 규모다.

지주사에서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던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에 합류한 후 첫 1분기 성적표다. 그는 경쟁사 중국 닝더스다이(CATL)를 제치고 세계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설비확충에 수조원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다. 분기 실적 첫걸음을 뗀 권영수 부회장의 본격적인 투자 결실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2025년쯤 빛을 볼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연결 영업이익 2589억원을 거뒀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인 163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전년 대비로는 24.1%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 대비 58% 늘었다. 1분기 매출은 4조3424억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및 물류 가격 급등과 전기차 반도체 공급 부족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원통형 전지 출하량과 중대형 전지 평균판매가격 강세로 전체 수익성을 견인한 것으로 본다.

LG에너지솔루션 주 고객사인 미국 테슬라의 예상 밖 전기차 판매 호조로 원통형 전지 출하량이 늘었다. 1분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이 모두 감소했지만, 테슬라 홀로 전년 대비 68%가량 증가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31만대)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전지를 테슬라에 납품해서 얻은 1분기 매출은 8000억~9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0%로 추정된다.

전기차 업체들의 원통형 탑재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에서 분사한 직후부터 파우치형 전지보다 원통형 비중을 빠르게 늘려온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2020년 매출에서 21% 수준이던 원통형 전지는 2021년 26%로 늘었다. 삼성증권은 올해 32%에 달한 것으로 내다봤다. 원통형 전지는 저렴한 비용과 부피당 높은 에너지 밀도가 강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 매출에서 55%를 차지하는 중대형 전지는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객사 생산 차질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익성은 개선됐다는 평가다. 배터리 소재가격 전가 영역 확대로 원가 부담이 줄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영향이다. 실적 개선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이틀 연속 하락 마감한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잠정 실적 발표 당일 전 거래일 대비 0.68% 오른 43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 5각 생산체제
LG에너지솔루션 5각 생산체제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내수시장 덕에 세계 1위에 오른 CATL은 2조4000억원을 투자한 독일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해외 공장 설립에 나서며 더 압박하는 실정이다. 시장점유율도 2위 LG에너지솔루션과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CATL의 올해 1~2월 누적 시장점유율은 34.4%로 전년(27.5%)보다 6.9%포인트 늘었고,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13.8%로 전년 동기(20.7%)보다 오히려 줄었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2024년까지 초과 공급 상태를 유지하다 2025년을 기점으로 초과 수요로 전환되고 2030년까지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전까지 설비확충을 마쳐야 하는 것이다. 또한 2025년 7월에는 완성차 업체가 세금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ACA)도 발효된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75% 이상을 현지 생산 부품으로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배터리업체에 유리하다.

올 초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조원을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고, 투자금액은 4조8000억원이다.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통한 미국 공장 4개 설립까지 합치면 북미 투자만 총 5조6000억원에 달한다. 유럽과 중국 공장에도 각각 1조4000억원, 1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을 원통형 전지는 2020년 20GWh에서 2025년 150GWh로, 중대형 전지는 동기간 100GWh에서 350GWh로 각각 7.5배, 3.5배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올 2분기에도 원통형 전지 중심의 실적 개선을 거둘 전망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의 2분기 판매량은 1분기 대비 10% 넘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베를린, 텍사스 공장이 가동되면서 수율 개선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원통형 전지 매출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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