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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제75회 칸국제영화제는 이날 오후 7시(현지시간) 프랑스 동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개막작 ‘Coupez!’(Cut!)의 상영으로 12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개막작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2012년 영화 ‘아티스트’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미셸 아자나비시우스다. 이번 개막작은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2017)를 리메이크한 좀비 코미디물이다.
앞서 칸 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두 차례 취소, 연기 됐다가 3년만에 정상적으로 치러지게 돼 전 세계 영화인들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올해는 한국 영화들이 대거 초청 돼 더욱 특별하다. 특히 영화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경쟁 부문에는 한국 영화가 두 편이 올라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비평가 주간, 단편 경쟁 부문 등에도 초청 돼 칸 국제영화제의 하루를 한국 영화제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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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에 특별하고도 놀라운 선물을 안겼다. 이후 칸에서의 수상을 시작으로 전세계 시상식에서도 수상을 했고, ‘오스카 레이스’로 이어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
3년 후, 경쟁 부문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와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이 초청 받았다. 한국 영화 두 편이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 홍상수 감독의 ‘이후’가 동시에 초청된 이후 5년만이다.
박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 감독은 오랜 파트너 정서경 작가와 공동집필했다. 이번 작품으로 첫 호흡을 맞추는 배우 탕웨이, 박해일, 고경표, 박용우를 비롯해 단편영화 ‘파란만장’ 이후 오랜만에 재회한 이정현을 캐스팅해 새로운 조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아가씨’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일본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고레에다 감독은 ‘브로커’로 첫 한국 연출작에 도전했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이지은), 이주영 등이 출연한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고레에다 감독도 칸이 사랑하는 일본 감독이다. 그동안 이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5번이나 이름을 올렸고,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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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는 첫 상업 영화 출연작으로 칸 국제영화제에 데뷔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배두나는 ‘브로커’와 함께 올해 비평가주간 폐막작인 ‘다음 소희’(정주리 감독)까지 2편이 칸 영화제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오는 23일, 26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은 지난해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의 배우 뱅상 랭동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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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광록이 출연한 프랑스 영화 ‘All the People I‘ll Never Be’(원제 retour a seoul)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애니메이션 영화 ’각질‘(감독 문수진)이 국내 애니메이션 최초로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이 작품은 타인에게 비난받지 않기 위해 만들어 낸 페르소나를 각질에 비유해 풀어냈다.
칸 국제영화제는 1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