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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7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1.1%포인트 낮춘 3.5%를 제시했다.
KIEP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 회복세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교란, 전쟁의 장기화,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성장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기관들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줄줄이 낮춰잡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3.6%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데다가 긴축적 통화·재정정책, 중국의 성장 둔화, 코로나 영향 등을 이유로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우 올해 세계 성장률을 4.5%로 전망했지만 지난 3월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KIEP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교란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 △미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종전보다 0.5%포인트 떨어진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주요국과 영국은 기존보다 각각 1.8%포인트, 1.6%포인트 하락한 2.8%, 3.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공급망 교란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상당히 둔화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들 지역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서 전쟁의 향방에 따라 커다란 정치·경제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는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 및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조치의 시행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종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한 5.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올해 성장률은 종전 2.9%에서 -9.5%로 12.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김흥종 KIEP 원장은 통화정책 정상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충돌, 방역 정책 등 세 가지를 올해 세계 경제 성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김 원장은 “미국의 금리가 빠르게 올라갈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다른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종전을 둘러싼 견해차 때문에 전쟁의 장기화가 예상되고 그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