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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남긴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핵심은 ‘반대급부’ 제공 유무

여진 남긴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핵심은 ‘반대급부’ 제공 유무

기사승인 2022. 05. 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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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내달 KT 임금피크제 1심 선고 결과에 촉각
'정년보장' 아닌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효력은 여전
"업무시간 단축, 보직변경 등 종합적으로 따져 봐야"
대법원3
/박성일 기자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만을 기준으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온 이후 파문이 일고 있다. 경영계와 일부 기업들은 이번 대법원 판단으로 인해 노조 측에서 임금피크제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개인 단위의 줄소송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실제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KT 전·현직 직원들이 2019년 제기한 임금피크제 관련 1심 선고 기일을 지난 25일로 잡았다가 다음 달 16일로 미뤘다. 그 사이 대법원에서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 퇴직자가 낸 임금피크제 소송에서 “경영 제고 목적으로 나이만 기준으로 임금을 깎은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해당 판례를 하급심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소송을 제기한 KT 전·현직 직원들은 이번 대법원 판단처럼 KT 역시 경영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이후 별다른 업무량 감소 없이 나이만을 기준으로 만 56세부터 10%씩 임금을 깎은 만큼 승소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변수는 있다. KT는 2015년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면서 이듬해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했고, 임금피크제 적용 노동자에 한해 정년퇴직 이후 이른바 ‘시니어 컨설턴트’로 재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반대급부’를 제공하려는 노력들이 있었던 만큼 이번 대법원 판례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대법원 판결을 자세히 뜯어보면, ‘정년 연장이나 업무 감축 등 합리적 이유없이 단순히 임금만을 깎은 때에만 고령자고용촉진법상 차별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KT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국내 대기업들은 정년을 60세까지 연장하면서 임금을 일정 비율로 삭감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 기업들은 임금피크제 적용 노동자의 업무시간을 줄이거나 보직 변경 등의 조치를 하기도 한다.

한 노무사 출신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반대로 해석해 보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연령에 따라 임금에 차이를 두는 것이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대다수 기업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면서 정년을 60세까지 연장하거나 유연근로제 시행 등으로 업무강도를 낮추는 방안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의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별도 조치 없이 임금피크제를 통해 인건비 부담을 덜어 왔던 특정 업종이나 일부 공기업의 경우 이번 판결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언급한 변호사는 “단순히 정년 보장만을 약속하고 임금을 깎은 금융·보험권 회사나 일부 지방의 공기업 등은 이번 대법원이 밝힌 효력 기준을 참고해 별도의 대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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