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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고물가에 신음하는 韓경제…스태그플레이션 오나

저성장·고물가에 신음하는 韓경제…스태그플레이션 오나

기사승인 2022. 06. 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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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컨테이너 연합사진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가 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고물가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전반적인 산업 지표는 일제히 꺾이며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오르면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은 작년 11월 이후 올해 2월까지 3%대 후반 수준을 기록하다 3월 4%를 돌파했다. 이어 4월에는 4.8%로 상승 폭을 더 키웠고, 5월에는 5% 중반까지 뛰어올랐다.

이 같은 물가상승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대의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한국은행도 5월에 이어 6월, 7월에도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6%대 상승률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6%대 상승률은 1998년 11월(6.8%)이 마지막이다.

반면 경기 흐름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먼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우리 경제를 떠받친 수출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한상공회의소 싱크탱크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수출은 경제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하반기 이후 대외 불안 요인 확대로 수출 사이클의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 수출의 주요 리스크로 중국의 성장 둔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통화 긴축, 엔화 약세 장기화 등을 꼽았다.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생산과 소비, 투자도 부진한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전산업 생산 지수는 전월보다 0.7% 감소했고,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0.2% 줄었다. 특히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5% 급락하며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투자 감소는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고,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세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은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아울러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지며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 제시한 3.1%에서 2%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한은은 3.0%에서 2.7%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에서 2.8%로 각각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

이에 우리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물가상승은 지속되고 있고 2%대로 전망되는 올해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성장률을 감안하면 경기침체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비용 상승충격 등 지금의 상황을 만든 위험 요인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도 “사전적 정의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2분기 성장률이 1분기보다 떨어지는 등 흐름이 감지된다면 넓은 의미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초입이나 슬로우플레이션(저성장과 물가 상승)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경기 부양보다는 물가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지난 5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앞으로 우리 경제에 경기 침체와 높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정책당국이 경기 둔화 가능성을 우려해 인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과거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위험을 증대시키게 된다”면서 “경기와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하기보다는 먼저 빠르게 진행되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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