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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삼성전자, 3나노 양산 발표 임박…이익보다 기세 택했나

[취재후일담]삼성전자, 3나노 양산 발표 임박…이익보다 기세 택했나

기사승인 2022. 06. 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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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2라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이번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10억분의 1m) 공정 양산을 공식화합니다. 반도체 회로 선폭을 머리카락 굵기 10만분의 4수준에서 1나노미터 더 좁힌 10만분의 3수준으로 그리는 고효율 첨단 공정의 포문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엽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전류의 흐름을 기존보다 더 원활하게 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기술까지 더해 대만 TSMC가 장악한 파운드리 시장 판도를 바꿔보겠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파운드리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이 상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들려옵니다. 3나노 공정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나온다고 전해지는가 하면, 이 때문에 당초 계획했던 올해 상반기에 양산 계획은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업계는 이 같은 이야기가 동시에 나오는 이유로 그때그때 다른 파운드리 수율 기준을 꼽습니다.

범용 반도체인 메모리의 경우 통상적으로 수율이 60%는 넘어야 양산을 결정하지만, 고객사의 설계·요구조건 등이 제각각인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계약조건에 따라 양산을 결정하는 수율이 천차만별이라는 설명입니다. 수율이 50% 이하 낮은 경우라 하더라도 제조사와 고객사가 결정한다면 생산이 이뤄질 수 있는 시장이 파운드리 시장이라는 이야깁니다.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과 관련해 “계획대로 상반기 중 양산을 시작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설령 안정적인 수율 확보는 안됐을지 몰라도 대형 고객을 확보했고 또 해당 고객과의 협의도 마친 것이 아니겠냐는 시각입니다.

다만 실제 삼성전자가 3나노 수율이 저조함에도 양산을 공식화하는 것이라면, 수익성 리스크는 당분간 안고 가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파운드리 동력 확보를 위해 당장의 수익보다 초격차 기술을 주도해 업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기선제압을 선택한 셈법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맞든 삼성전자가 현시점에서 3나노 공정을 빠르게 치고 나가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입니다. 파운드리 산업을 개척한 오랜 업력과 노하우로 다양한 고객과 제품군을 갖춘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는 무기는 첨단기술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더욱 벌어지는 TSMC와의 세계 시장 점유율 격차도 삼성 파운드리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말처럼 삼성전자의 3나노 기술 승부수가 적중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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