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대표 자진 사퇴' 가능성에 "그럴 경우 없다"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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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의원은 이날 “저는 일신상의 이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박 의원은 대선 승리 이후 이 대표 비서실장으로 기용된 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가교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의 사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손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박 의원이 대통령실과 이 대표 사이에서 소통하는 과정에서 괴로움이 컸다”며 박 의원이 일부 의원들에게 수차례 고충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최근 윤 대통령과 만남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거나, 대통령과 회동설을 놓고 대통령실과 진실게임을 벌였다. 또한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을 당시에도 공항에서 배웅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참석하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해석이 제기된 바 있다.
이 대표와 당 주도권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친윤계가 이 대표 고립작전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대선 이후 당내 주류로 자리잡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권력지형이 재편되는 가운데 이 대표가 당 혁신위원회를 띄워 총선 공천권으로 당권을 사수하려고 하자 친윤계가 내달 7일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박 의원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사퇴설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북 경주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맥스터(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실장에게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들었고 제가 박 실장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사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박 실장의 사퇴가 ‘윤심이 떠난 것이냐는 질문에 “어제 박 의원과의 대화에서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퇴설에 대해서는 “그럴 경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계속 정치 상황들이 발생하더라도 개혁 동력은 이어나가야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이날 이 대표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당 대표를 보좌하는 핵심 인사의 사임으로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 당내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박 의원의 사퇴를 두고 계파 갈등으로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현안점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성민 의원의 당대표 비서실장 사의는 개인 문제다. 당내 갈등으로 묶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우리 당 기사가 자꾸 갈등 구조를 부각하는 쪽으로 기사화되는 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